이재명에 총구 겨눈 비명계, 비명 총결집하면 반전 가능성도 솔솔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 이 의원을 추격 중인 '비명'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 이 의원을 추격 중인 '비명'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8월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을 거머쥐기 위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을 예고하며 몸풀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친명계'(친이재명)에서 방어모드에 돌입하며 '비명계'(비이재명)의 단일화 움직임에 견제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 친명계, 비명 움직임에 견제구 "단일화는 당원 무시하는 것"

'친명계' 좌장격으로 불리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의원을 제외한 당권주자들이 단일화할 가능성에 대해 "(비명 후보들의 단일화는) 당원이나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발끈하면서 "정치인이 가진 비전, 가치, 열정, 의지를 평가해서 판단하는 것이지, 합쳤다고 해서 각각의 정치인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이 하나로 가겠느냐"고 견제구를 놨다. 

아울러 그는 당내에서 이 의원의 출마를 놓고 '방탄용'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당 대표가 된다고 해서 방탄이 되겠느냐"면서 "윤석열 정부나 검찰이 수사 절차를 중단하거나 기소하려고 마음 먹은 것을 안 하겠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더욱이 정 의원은 이 의원의 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 "대선이나 지선 패배 책임이 어떻게 이 의원에게만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정면으로 맞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다"고 반론을 펼쳤다.

이에 더해 그는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 지적에 대해서도 "당에 있는 분이 같이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공격하는 것은 굉장히 문제다. 그런 분들이 어떻게 당원을 통합시키고 당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당의 지도자들은 정권의 정치보복적, 정치탄압적 수사를 당했을 때 당이나 당의 구성원인 의원들이 함께 싸워줬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정 의원은 "이 의원의 무죄를 확신한다"면서 "이 의원은 사리사욕을 채우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고 피력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이 의원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의 좌장이라고 불려지는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이제 실체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7인회는 이미 해산한지 오래됐다. 대선 이후 같이 식사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친명계'에 존재를 부인했다.

◆ 오는 17일 출마 선언 예고 이재명, 준비 마치고 몸풀기 중

앞서 이 의원은 민주당의 전대 후보 등록 시작일인 오는 17일에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몸을 풀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그는 지금까지 침묵을 지켜오다가 전날 "마음의 정리가 됐다"면서 공식 입장을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이미 후원금 한도액인 1억5000만원의 모금도 마쳐 놓은 상태이고 게다가 개딸 등 자신의 든든한 지지자들과도 소통을 강화해 적극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보였고 심지어 최근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행보도 펼치면서 준비 태세를 갖췄다.

◆ 비명계, "연전연패 장수 안돼"...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방탄용 출마' 비판

반면 세대교체론을 꺼내들고 나선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 '97그룹'(90년대학번, 70년대출생)들은 '비명' 기류를 보이며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에 맞서 싸울 것을 누누히 밝혀 오면서, 출마선언 초기부터 '어대명'을 막기 위해 필요하면 단일화도 할 수 있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이다.

특히 박용진 의원은 전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에 패배의 기운을 싹틔우고 있다"면서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와 '방탄용 출마 의도'를 언급하면서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또한 강훈식 의원도 이날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지난 5년 동안 국민의힘은 보수를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주당 또한 얼굴을 바꾸고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고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 선두 달리는 이재명 38.6%, '비명' 박용진 15.6%로 추격세

한편 이날 여론조사전문회사인 넥스트위크리서치가 KBC광주방송과 UPI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의원이 38.6%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박용진 15.6% ▲박주민 8.8% ▲김민석 4.0% ▲설훈 2.9% ▲강훈식 1.6% ▲강병원 1.3% 순으로 기록됐으며, 이밖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가 19.9%, '모른다'가 7.3% 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ARS자동응답 방식의 전화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고,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아직 이 의원이 선두를 달리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일각에서는 '어대명'에 대한 반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솔솔 나온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로 '비명계의 총결집'을 꼽았다.

즉, 현재 이 의원이 사법리스크에 놓여 있는 만큼 만약 비명의 후보들이 결집에 성공하게 된다면 이 의원을 이길 수 있는 동력이 충분하다고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일각에서는 친명과 비명의 치열한 대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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