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캠프 타진했던 김윤이부터 국힘 지지했던 대학생 단체도 李 지지로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청년층 포섭에 공을 들인 결과가 속속 나오는 모양새인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과의 청년층 영입 경쟁에 있어서도 한 발 앞서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국힘 찾았던 청년인재에 이어 국힘 지지 청년도 민주당行
이 후보는 지난 1일 송민령 카이스트 연구원, 최예림 서울여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 AI개발자 김윤기씨,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 등 여성·청년·과학인재 4인 영입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 중 ‘MZ세대 전문가’로 꼽히는 김윤이 대표의 경우 바로 전날까지 윤 후보 캠프 합류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윤 후보 측 대응이 늦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격분한 윤 후보 측에선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김 대표를 겨냥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가 윤 후보 선대위에 추천해달라고 얘기해놓고 다음날 곧바로 민주당으로 가는 것이 과연 정치신인으로서 마땅히 가질 태도인지 묻고 싶다. 민주당이 진행하는 보여주기식 인재영입은 비전과 철학 없이 단순히 정치적 직책만 노리는 젊은 ‘자리사냥꾼들’을 모으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지만 이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병준, 김한길까지 영입한 국민의힘에서 유독 김 대표 비판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접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분들이라고 해서 생각까지 같다고 단정 짓지 않겠다. 김 대표님이 민주당에서 마음껏 소신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영입인재를 적극 감싸는 모습을 보였는데,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국가인재위원회 총괄단장도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대표 영입을 ‘길 가는 사람 잡아다 인재라고 내놓은 것 같다’ 혹평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맞서 “국민의힘에서 젊은 인재들을 그렇게 쓰겠단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 어제 이 후보가 직접 영입된 분들게 명함 주면서 언제든 청년 문제와 관련해 연락해달라고 했다”고 응수했다.
이 뿐 아니라 이 후보는 “젊은 전문가 그룹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한 백 총괄단장의 발언처럼 청년 스스로 직접 책임지는 청년 전담부처 신설 의사도 내비치고 이보다 앞서 지난달 24일엔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 9명 중 1명에 광주여고 3학년인 남진희 양을 임명한 데 이어 30대인 서난이 전주시의원을 청년선대위 공동위원장으로 발탁하는 등 2030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급기야 윤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 등 20대 대학생 단체인 ‘팀 공정의 목소리’까지 지난 1일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 장경태 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안은진 ‘팀 공정의 목소리’ 대표는 “한때 윤 후보의 손을 맞잡고 악수 나눌 수 있음에 기뻐했고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음에 자랑스러워했으나 오늘날 국민의힘과 윤 후보, 그리고 윤석열 선대위는 변화를 갈망해 모여든 청년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사익을 추구하고 각자 가져갈 전리품을 챙기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 국힘 떠난 이유는 청년과 불통?…尹, 이준석 사태까지 겹악재
이에 그치지 않고 안 대표는 “종국엔 선대위가 이준석 대표의 지위를 부정하며 패싱을 일관해 이 대표 스스로 당무를 거부하게 만드는 사태를 초래했는데 국민의힘의 청년세대에 대한 불통행위는 가히 최고조”라며 윤 후보를 향해 “홍준표 후보와 경합 벌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청년들을 얻지 못했을 때, 그리고 바로 어제 이 대표가 당무를 중단하고 숨어들었을 때 진정으로 잘못된 점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2030세대가 단순히 당의 색채 때문에, 심지어 현 정권에 반감 품고 있기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 60명 내외로 추정되는 이 단체 인원 중 절반 정도인 28명만 민주당 선대위 청년본부에 합류하기로 했으나 이전엔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청년들의 이탈이 가시화됐단 점에서 당장 윤 후보 측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더구나 이들의 지적대로 현재 국민의힘에선 청년층으로 상징되는 이 대표마저 윤 후보 측과의 갈등 끝에 여전히 잠행을 이어가고 있어 이 후보의 청년층을 향한 적극적 행보는 국민의힘에 더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채널A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008명에게 조사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20대에서 이 후보 22.1%, 윤 후보 14.6%, 30대에선 이 후보 35.7%, 윤 후보 28.2%로 나오기도 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윤 후보를 긴장케 만들고 있다.
다만 이 조사의 경우 지지후보를 선택한 이유 중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후보라서’라고 답한 비율이 41%를 기록할 만큼 자신이 지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확실히 단언하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향후 윤 후보가 어떻게 대응해나가느냐에 따라 반전될 여지도 없지 않은데,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에서 지난 1일까지 전국 유권자 1015명에게 조사한 전국지표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30대는 이 후보 29%, 윤 후보 24%로 나왔지만 20대는 윤 후보 27%, 이 후보 19%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도 다른 연령대와 달리 2030세대는 계속 지지할 수도 있다는 답변은 30%대에 그친 반면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답변은 과반인 60%대(20대 66%, 30대 61%)로 나와 결국 어느 쪽이든 끝까지 안심하지 않고 청년층 표심 관리를 신경 쓰는 후보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묻지마’ 청년 영입, 만능카드는 아냐…洪 “진심으로 대하고 공감해야”
그러다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민의힘에선 당장 직면한 이 대표와 윤 후보 측 갈등 문제부터 봉합하고자 고심에 빠졌는데, 심지어 2일엔 윤석열 국민캠프에서 활동했던 장예찬 전 청년특보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에게 “준석이 형, 형은 37살의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제1야당의 당 대표다. 당초 형이 구상했던 그림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도 우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후보 뜻을 존중하며 정권교체 밀알이 돼야 할 조연”이라며 “전화기 꺼놓고 잠행하는 게 아니라 선대위 안에서 의견 표출로 국민의힘의 저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번엔 정권교체를 위해 형이 자존심을 꺾어야 할 때”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윤 후보가 같은 날 참석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의 오찬 회동에선 신경식 고문이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곳을 찾아가라.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싫든 좋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윤 후보가 조금 더 여론에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기란 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윤 후보가 끌어안고 나가지 못하면 잃어버리는 표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윤 후보에게 충고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청년단체인 청년노동조합 청년유니온까지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 폐지 발언을 꼬집어 “청년노동자를 짓밟겠다는 발언이었다. 발언을 철회, 사과하고 이런 말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약속해야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있다”며 윤 후보 압박에 나섰는데, 당내 대선 경선에서 윤 후보와 경쟁하며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홍준표 의원은 같은 날 청년들이 자신에게 열광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청년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을 통해 “진심으로 대하고 거짓말 안 하고 공감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밝혀 청년층 때문에 고심 깊은 윤 후보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한편 청년 영입에 속도를 올리던 이 후보도 ‘30대 워킹맘’이라며 영입 1호 인사로 내세웠던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순탄치만은 않은 실정인데, 조 위원장에 대한 혼외자 의혹이 흘러나올 때만 해도 민주당에선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적극 엄호하던 모양새였으나 조 위원장 스스로 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생활 논란에 대해 사과하자 이 후보조차 같은 날 “국민의 판단을 좀 지켜보겠다”며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보면 무작정 2030세대 인사를 영입한다고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닌데, 그와 경쟁하는 국민의힘에게도 속도전보다는 검증이 우선임을 보여주는 반면교사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여 과연 윤 후보가 다시 청년층의 이탈을 막을 만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