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安과 공동정부 가능”·유승민 “安과 단일화”…安 “제가 정권교체할 것”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그의 등판이 대권경쟁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고 “몰염치한 정권을 보며 우리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그런데 이 나라를 5년간 맡겠다고 나선 대통령 후보들은 어떤가.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라며 “여당 후보는 부동산 부패 카르텔의 범죄를 설계해서 천문학적인 부당이익을 나눠가지게 하고도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들은 새 시대를 맞이할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과거를 파먹고 사는 역사의 기생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대전환, 대혁신의 시대를 열어나가고 싶은 소망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우리는 수없이 정권교체를 목격했으나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구 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 적폐가 들어서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이다. 이제는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의 이번 대선 출마는 무소속 출마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다 중도하차했던 지난 2012년과 국민의당 후보로 나와 3위를 기록했던 2017년에 이어 3번째인데, 비록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 자리수대 지지율에 불과한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야 거대양당 후보들에게 있어선 그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지 여부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번 출마 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난 9월 초에 안 대표를 만났던 사실을 밝히면서 “안 대표와는 그간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중도지향적인 분들을 모시고 오려면 안 대표와 같이 정권창출에 공동전선을 펴야 한다”며 “과거 DJP 연대하듯 안 대표와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자칫 안 대표를 자극할 것을 의식한 듯 “안 대표가 발끈할지 몰라서 말하긴 조심스럽다”면서도 “안 대표를 우리가 흡수 통합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합당한다는 것도 넌센스”라고 강조하는 한편 당내 경쟁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가 안 대표에 접근할까 견제하려는 듯 윤 예비후보는 안 대표와의 연대가 정치역학상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또 다른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달 31일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가 끝까지 대선에 나와 몇 퍼센트라도 가져간다면 중도보수가 분열되고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가 더 힘들어진다”며 “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즉각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1일 YTN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선거에서 제3지대 후보와 단일화하려는 노력도 안 하고 그대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거듭 안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 추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 뿐 아니라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얼마나 절절하고 무서울 정도로 엄혹하냐. 어렵더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안 대표) 본인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걸로는 어렵다. 단일화를 안 하면 4년 전 선거의 재판이 된다”고 아예 안 대표에 단일화 압박까지 가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중반에 중간 평가를 받아 50%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거나 22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제1당이 못될 경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까지 배수진을 치고 나온 안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대선 완주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당선을 위해 나왔고 제가 정권교체를 할 것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현재 대선후보로서 훌륭한 분들을 각료 한 분으로 역할을 부탁드리는 생각도 한다”고 답하며 후보 단일화를 통한 중도하차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한편 안 대표의 등판에 대선후보가 아닌 여야 인사들도 저마다 입장을 내놨는데, 만일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상황이 더 어려워지는 민주당에선 우상호 의원이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당시 후보와 경선하면서 ‘대선에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정치 도의상 말을 너무 자주 바꾸고 출마 명분이 없는데 출마 선언하는 것은 국민께서 다시 평가해줘야 하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으며 마찬가지로 안 대표의 완주 가능성을 낮게 전망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안 대표의 출마에 대해 “무운을 빈다”고만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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