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러브콜이나 요구에도 유승민·안철수 등 단호히 일축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야권 대선후보들이 군소주자에 이르기까지 후보 단일화에 대해 한 목소리로 선을 그으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이번 대선은 합종연횡보다 각개전투 구도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국민의힘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8일 경선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중간에 단일화를 한다, 같은 편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끝까지 치열하고 공정하게, 당당하게 경쟁해 1명을 뽑아야 한다”며 홍준표-유승민, 윤석열-원희룡의 2대2 구도로 묶어 보는 데 대해서도 “자꾸 윤원 깐부, 홍유 깐부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저는 전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조대원 국민의힘 전 당협위원장은 그 다음 날 성명서를 통해 “당원 투표 비중이 50%로 확대되는 최종 투표에서 홍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 후보의 경우 당내 정치지형 고려하면 3위로 경선을 마칠 공산이 크다”며 “홍 후보와 유 후보의 단일화는 두 후보 개인 및 각 캠프와 필요와 욕심을 넘어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55% 민심의 요구”라고 거듭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홍준표·유승민 두 후보의 지지층은 전혀 색깔이 달라 최종경선에서 둘 중 한 후보가 승리한다고 해도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아 공동집권을 매개로 한 유기적 결합으로 원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단일화 시기와 방식은 1:1토론이 끝나는 다음 날 하루 동안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지 않는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해 11월1일부터 시작되는 최종투표에 원팀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앞서 지난 18일 홍 의원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공동기자회견 당시 “안철수 후보와 본선에 가서 가치동맹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며 중도 성향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는데, 다만 안 대표 역시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홍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1위 후보가 아무도 마음에 안 든다는 게 1위다 보니 사실은 (제가) 제3지대가 아니고 1지대”라고 독자노선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일 안 대표가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나와 완주할 경우 국민의힘에는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실시한 이재명·국민의힘·심상정 후보와 안 대표가 4자 구도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와 국민의힘 후보 간 모두 3%포인트의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홍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왔을 땐 안 대표가 아예 두 자리수대 지지율(10%)을 기록하는 만큼 안 대표의 가세 여부에 따라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 역시 마찬가지여서 비록 두자리수대에 미치진 못하지만 그에 거의 근접하는 7%나 8% 정도를 얻고 있는 만큼 초박빙 양상인 거대양당 후보의 희비는 군소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갈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선지 국민의힘의 원희룡 전 지사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심 의원이 우리랑 합치긴 쉽지 않을 것 같고 안 대표랑 단일화하면 막상막하”라며 안 대표의 출마에 대해서도 “출마야 할 수 있겠지만 정권교체 열망이 이렇게 강한데 그거까지 가겠나”고 견제구를 던졌다.
하지만 원 전 지사는 현재 경선 중인 자당 내 후보들과의 단일화에 대해선 “윤 후보 쪽이 요즘 너무 머리 아프고 저쪽으로 단일화한다는 소문을 저도 들었는데 그걸 인위적으로 할 생각 없으니까 판단돼서 밀사가 오면 환영한다”면서도 “남들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하는 것까지 제가 생각할 여력 없다. 저로 단일화하겠다는 제안이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사실상 선을 긋는 입장을 내놔 결국 야권은 단일화 없이 각자도생으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