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대장동이 호재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이재명 '내 입장에서는 5000억원 환수 성과 인정받는 계기였기에'
이재명 약점 알고도 말 못하는 이낙연캠프, 설훈 "오픈 못해 답답"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우).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우).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네거티브 안하겠다'고 선언했던 이낙연 전 대표가 "대장동 사건은 민주당에 큰 짐이 되고 있다"면서 "이 불안한 상태를 계속 끌고 가면서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밤잠이 오질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밤 열린 마지막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을 거론하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이 우리에게 많이 향해 있다"면서 "(이 지사가 지난 토론에서) 대장동 이슈가 '민주당에 호재'라고 답변한 것을 보고 놀랐는데, 어떻게 호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은) 제가 국민의힘의 극렬한 반대를 뚫고 제도적 한계 위에서 5000억원이라도 환수했다는 성과를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이라며 "저의 문제만 들여다 보면 (호재이기에)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 사업은 2015년 부동산 불경기 때 추진했는데, 2018년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 전 대표가) 국무총리로 계신 동안 집값이 폭등해서 개발업자들의 이익이 3~4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그들(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개발이익이 늘어난 건 정부 정책 잘못으로 땅값이 올라서 그런 것"이라고 부연하며 '집값 상승의 이낙연 책임론'을 꺼내 들었고, 아울러 "(대장동 개발 사업은)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업자들과 부당이익을 취한 게 핵심"이라며 "(이 전 대표가) 자꾸 내부 문제를 제기하니까 답답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는) 잘된 것은 자기 공이고 못된 것은 남의 탓 하는 것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장동 원주민들은 공공개발이라는 이유로 헐값에 땅을 내놨다고 하소연하고, 입주한 사람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못 받고 너무 비싸게 들어왔다고 소송 중에 있다"고 꼬집었고, 이어 "제가 성남시장이었다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으면 모를까 '호재라고 안 했을 것'이다. (이 지사와 저의) 감수성의 차이인가 모르겠다"며 에둘러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지난달 '네거티브 중단 선언'한 것으로 인해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집중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전 대표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눈길도 있다고 감지했는데, 앞서 이 전 대표는 충청권 선거에서 완패하자 지난달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네거티브 선거로 오해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을 했었고, 이후부터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에 대한 약점이 되는 제보들을 받고도 말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이낙연캠프에서 활동 중인 설훈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지사에 대한) 제보가 많이 들어 오고 있는데 우리는 수사권이 없어 일일이 오픈할 수 없어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하소연을 했고, 이 전 대표도 같은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크게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며 "민주당이 대장동의 늪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날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의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이 정치권에 돌고 있다고 거론하면서 이 지사가 '다른 파벌에 의해 무너질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는데, 이는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이재명 지사의 약점을 잘 알고 있음에도 밝힐 수는 없는 이 전 대표의 모습을 추측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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