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에도 지지율 상승한 李 “유동규 연루 드러나면 책임? 당연히 지겠다” 자신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신문DB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 호재라는 입장을 내놔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TV조선이 주최한 민주당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 방송토론회 중 ‘대장동 이슈가 민주당에 호재냐’고 묻는 질문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함께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그는 “공공개발을 막은 세력이 국민의힘이고 민간개발의 투기이익을 취한 것도 국민의힘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공공개발을 꼭 해야 하는 것이구나, 이재명이 열심히 했구나, 민주당이 괜찮다고 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에 반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최소한 호재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있었다고 하는 것이 큰 짐이고 또 하나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할 때 생긴 일이란 것도 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박용진 의원 역시 “우리가 여당이라 무한책임이 있다. 국민들 피눈물 나는 일 갖고 정치적 호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이 지사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자당에 악재가 아니라 호재라고 주장할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박 의원이 유동규 전 성남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연루가 드러날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느냐고 질문해도 이 지사는 “제가 당연히 책임지겠다”고 호언했는데, 이 같은 자신감은 대장동 의혹이 연일 화두가 되고 있어도 거의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대선 지지율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장동 의혹이 터졌지만 이 지사의 대선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유권자 2043명에게 실시한 대선 지지율 여론조사(95%신뢰수준±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지사는 직전 조사(9월 2주차) 대비 0.6%P 오른 27.6%를 기록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였다.

비단 이 뿐 아니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007명에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이 지사는 9월 3주차 대비 1%P 상승해 29%를 기록했고 오히려 윤 전 총장은 17%로 하락해 두 후보 간 격차가 최근 6개월 간 조사 중 가장 큰 12%P로 벌어졌으며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지지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란 응답이 과반인 61%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론이 이러다보니 국가수사본부까지 수사를 지휘하는 등 대장동 의혹 수사팀이 대폭 확대되는 상황임에도 이 지사가 이를 개의치 않은 채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특히 리얼미터는 대장동 의혹이 대선 지지율에 미친 영향과 관련 “각 진영의 지지층 결집 영향으로 양 진영 선두주자의 지지율이 각각 상승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이 지사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온 같은 당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은 상기한 여론조사들에서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수세에 몰린 모양새인데, 이를 노린 듯 급기야 이 지사는 대선후보 토론 중 이 전 대표를 향해 “후보님은 민주당 후보지 않나. 국민의힘에 대해 공격을 더하고 문제 삼아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속히 이 지사를 추격해야 하는 입장인 이 전 대표로선 이 지사에 대한 대장동 의혹 공세를 접을 수도 없는 실정인데, 그래선지 30일 토론회에서도 그는 “이 지사 본인이 ‘설계는 내가 했고 실무는 유동규가 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래서 남다른 관계라고 추측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본인은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 환수, 모범 공영개발이라고 했는데 지난 17일에 토건 비리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수년간 몰랐다는 것은 무능하거나 직무유기”라고 이 지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다만 그간 이 지사 역시 독주하던 지지율이 한순간에 급락한 경우도 수차례 겪었던 만큼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에 대해 이날도 “측근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라며 부인한 바와 달리 향후 수사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과 이 지사 간 관계나 연루 혐의가 나오게 되면 언제든 판세는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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