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동규, 수많은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일 뿐"
李캠프 공식입장 "측근이라 불릴만한 그런 관계 아니다"
휴대폰 증거인멸한 유동규도 '측근 아니다' 부인에 의혹 증폭
野 김기현 "고소대마왕 이재명, 비리 드러나니 꼬리 자르기"
검찰 소환 통보에 불응한 유동규, 응급실에서 오늘 긴급체포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에 휘말린 가운데 이 지사와 '대장동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최측근' 논란이 일자 이재명캠프측은 "측근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적극 방어전에 돌입했다. 

이재명캠프의 박주민 총괄본부장은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유동규 전 본부장은) 성남시에 있는 여러 산하기관 직원 중 하나"라면서 "(그는) 여러 직원들 중에 일을 잘한다 라고 평가 받았던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지사의) '측근이라고 불릴만한 그런 관계는 아니다'라는 것이 (이재명캠프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여러 차례 말했지만 대장동과 관련해서 부정과 비리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 지사와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다만 유 전 본부장의 비리가 밝혀진다면) 성남시장으로서 부하직원이 잘못한 것이 드러나는 것이지 않느냐. 그럴 경우에는 당시 시장으로서 부하직원 관리 부분에 있어서 (정치적인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명백한 유감표명 등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밤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서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과의 '측근' 논란이 일며 대선주자들과의 공방이 벌어졌는데, 이 자리에서 경쟁주자들이 이 지사에게 유 전 본부장과의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지를 따져 묻자 이 지사는 "제가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전날 토론에서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과의 '최측근설'을 두고 강하게 부인하며 맞섰는데, 그는 "(유동규씨는) 수많은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라면서 "측근이라 하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동규씨는) 리모델링을 하던 분이었는데 (과거에 저의) 선거를 도와줬고, 성남도시공사 이전에 시설관리공단에서 직원 관리를 하던 업무를 했다. (그리고) 직원 관리를 매우 잘해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공모했을 때 실력 있어서 뽑았다"고 설명하면서 "이 분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있을 때) 영화사업에 투자하게 380억원을 달라고 해서 (나는)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그만두고 나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유동규씨가 현재) 선거 캠프에 있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대선주자들의 측근 공격이 계속되자 이 지사는 "측근, 측근 하는데 내 비서실에 있었거나 돈이라도 대신 받아서 날 도왔거나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면서 "산하기관 직원인 것을 가지고, 저한테 자꾸 뭐라 하는 건 지나치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더욱이 유 전 본부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이 지사의 측근이 아니다'고 적극 부인하고 있었고, 심지어 그는 '측근'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 줄 증거물인 '자신의 휴대전화'도 은폐하는 등의 이상 행동도 보여 일각에서는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의 오래된 인연에 대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를 버렸다는 것은 오히려 더 '측근설'에 대해 무게를 실어주는 행동으로 '의심을 증폭시킨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관측했다. 

즉,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이 있듯이 유 전 본부장의 이러한 수상한 행동들은 이 지사와의 '측근설'이 맞다고 역설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로 풀이되며, 더 나아가 둘이 '측근' 부인으로 서로 입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생기게 한다.

반면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 지사는) 대장동이 최대 치적이라고 큰소리치더니 유 전 본부장 비리가 드러나기 시작하니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이 지사 스스로 자신이 설계했다고 실토한 만큼 당연히 이 지사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부실 설계로 주택이 무너지면 설계자가 책임을 져야 하듯, 문제의 책임은 엉터리 설계를 한 사람에 있다"며 '이재명 책임론'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 지사를 향해 "고소 대마왕"이라면서 "자신에게 가해지는 비판을 고발로 풀었다. 야당 국회의원, 언론인, 공무원, 일반 국민 등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던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한 병원 응급실에서 긴급체포됐는데, 그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검찰로 출석하겠다고 통보해 놓고서는 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긴급체포 명령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늦은 이유는 새벽에 급성 복통으로 인해 응급실을 찿게 되어 출석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검찰은 그간 소환에 불응해 온 유 전 본부장이 '건강 이상'을 사유로 또 다시 불응할 수 있겠다고 보고 그의 신병 확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규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히 개입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인데, 검찰은 그를 상대로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과 수의계약을 맺게 된 배경, 수익금 배당 구조 및 화천대유 측으로부터의 금품 수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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