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범죄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막아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의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이미 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국민께서 그걸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며 “계엄 선포 최초 시점부터 가장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애국심에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당 대표로서 대통령의 탈당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위헌적 계엄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나라에 피해를 준 관련자들은 엄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 당 의원들과 당원들도 엄정한 현실과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어제 대통령을 면담했지만 이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저희와 국민의 인식과 큰 차이가 있었고 공감하기 어려웠다”며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상계엄을 한 것이라고 말씀했다. 민주당의 폭거에 대한 문제의식은 같지만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 대표는 “오늘 즉시 이번 사태에 직접 관여한 군 관계자들을 보직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라며 “혹시 이런 일이 또 있을지 모른다, 이런 일이 준비될 수 있다는 국민의 불안을 덜어드려야 한다. 이런 위헌·위법한 계엄에 관여하면 즉시 처벌된다는 것을 보여 군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계엄 선포 당일보다 어제와 오늘 새벽까지 더 고민이 컸다. 이번 사태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인 우리 당의 정신을 크게 벗어난 것”이라며 “지지자, 당원 동지, 의원분들께 말씀드린다. 제가 책임지고 앞장서서 이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민심도 생각하고, 보수 정치인으로서 지지자들의 마음도 생각하겠다. 제게 그 임무를 맡겨 달라. 정말 어려운 과제지만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는데, 다만 그는 의원총회에서 당론이 결정되는 것과 관련해 “매번 당 대표 모르게 당론이 결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 대표가 사전에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는 의총에서 당론이 결정되기 전에 당 대표가 사전에 알아야 할 것이고 당 대표가 의견을 낼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