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 분할 통해 알맹이 빼먹는 부당거래 허용은 말이 안 되는 것”
“저도 왕년에 개미, 지배 주주들 부도덕한 주가 조작은 심각한 문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당론을 결정해 진보 진영 지지층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물적 분할을 통해 알맹이를 빼먹는 부당거래를 허용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상법을 개정해 지배 주주들의 지배권 남용을 막고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주들이 공평하게 회사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권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업의 물적 분할 문제와 관련해 “엄마소 소유자인데도 엄마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주인은 다른 사람이 되어, 송아지를 낳을수록 손해가 된다”고 꼬집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 요구를 받는 조건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권리 확대 및 투명성 강화 조치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도 이날 다시 거듭 강조하고 나서 사실상 금투세 폐지 결정으로 인해 진보 진영 내 쏟아진 비판 여론을 수습하는데 진땀을 빼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이 대표는 “저도 왕년의 개미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 주식시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소위 우량주 장기투자라는 장기투자 정석대로 (과거 손실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경험이 있는데 지금은 우량주 장기투자도 어렵다. 우량주라고 투자했더니 알맹이를 다 빼가서 어느 날 껍데기만 남은 불량주가 돼 있는데, 이래서 어떻게 주식시장을 믿고 참여하겠나”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배 주주들의 부도덕한 주가 조작이다. 아예 대놓고 다수 소액주주의 재산을 빼앗기도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상법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건전한 기업인 대부분이 찬성할 것인데 희한하게도 정부와 여당이 반대 의사를 슬슬 내놓기 시작한다”며 “왜 반대하느냐, 훔치는 것을 허용하자는 것이냐. 세상에 이런 시스템이 어디 있냐”고 대립각을 펼치는 듯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애를 쓰면서 “당력을 기울여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 등에 성과를 내겠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대한 국민과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조치를 신속하고 강력히 만들어 우리 주식시장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출범하는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TF’ 운영 방침에 대한 소개도 함께 했는데, 그는 “이 TF 회의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주주의 이사선임 독점문제, 지배구조개선을 쟁점 과제로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토론회도 열고 법안도 신속하게 만들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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