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던 국정 쇄신 요구를 사실상 전면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갈등 봉합 국면으로 접어든 분위기로 흘러가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에게 꼬리를 내렸다”고 못마땅해하면서 “한 대표는 ‘강강약약’이 아니라 ‘강약약강’의 아이콘”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한 대표의 요구를 죄다 묵살했는데도 마치 자신의 요구를 대통령이 들어준 것처럼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한 대표에게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진짜로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생각하느냐. 그렇다면 문해력 부족이고 아니라면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강약약강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특검 원천 거부하는 대통령 발언에 쓴소리 한마디도 못 하는 여당 대표의 처지가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에둘러 비꼬았다.

그러면서도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면에서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윤 대통령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면서 “제2부속실, 특별감찰관으로 지난 범죄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특검을 바라는 국민 눈높이에도 전혀 안 맞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한 대표를 향해 “당대표에 당선되면 채 해병 특검법 발의하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됐느냐”고 쏘아붙이면서 “당선된 지 100일이 훌쩍 넘었는데 발의는커녕 채 해병 특검법에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심지어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 눈높이를 말하기 전에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눈높이에 맞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열어 두겠다”고 경고하면서 “이번에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고 민심을 거부하면 용산의 윤·김 부부와 함께 몰락할 것이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직격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오는 14일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그는 한 대표를 향해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에 대해 모두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 대표와 국민의힘은 독소조항 운운하는 핑계를 그만두고 직접 국민이 납득 가능한 안을 제시하면 진지하게 협의하겠다”고 여지를 남기며 압박을 수위를 높이고 나선 모양새가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