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을 비롯해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등 당내 분란을 조장하는 행보를 연속해 나가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자기정치'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선의 중진인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님, 참다 참다 한마디 한다"면서 "이 대표님의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당 대표라는 자리는 패널이나 평론가처럼 행동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당 대표는 당내의 다양한 이견과 불협화음을 하나로 묶고 정권교체라는 목적을 향해 당을 잘 이끌고 가야할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자리다"면서 "그런 당 대표가 끊임없이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여당을 향해서는 부드러운 능수버들처럼 대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선대위 출범 전 가출, 공보단장과의 이견에 불쾌하다고 선대위원장직을 던져 버리는 무책임, 선대위원장을 내던진 후 몇시간도 안 돼 당을 폄훼하고 후보를 디스(disrespect)하는데 몰두하는 가벼움"을 지적하면서 "당 대표가 철없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며 당원들과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재를 뿌리는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느냐"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인생 선배로서, 정치 선배로서 오래 살다 보니 탁(濁)해지고 부족하지만 감히 충언을 드린다"며 "이 대표는 비단주머니 운운하며 제갈량 노릇 그만하시고 자기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시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몽니 부릴 시간이 있으면, 젊은 대표로서 말로만 2030세대 운운하지 마시고 그들의 고민을 담은 미래 비전과 해법을 내 놓으시라. 방송에 나가 평론가 노릇 할 시간이 있으면 당 대표로서 국민들의 열망과 시대적 소명을 담은 정책 하나라도, 슬로건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 보시라"면서 "이것이 젊은 당 대표에게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것이고 이 대표의 소명이다. 제발, 가벼운 언행을 버리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앞장서 주시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같은당 이용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손을 맞잡은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처해 있는 대선은 위기 상황이고 비상 상황"이라며 "우리 선대위가 지나치게 안이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금 선대위 회의에 후보도 참석하시고,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는데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대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지난 26일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SNL 코리아 인턴 기자 주기자가 간다'에서 인턴기자역 주기자인 주현영씨가 '내가 대통령 되기'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되기' 중에 하나를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내가 되는게 좋다"면서 "당연하다. 이게 남의 선거 돕는 게, 저는 당 대표니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지만, 그것보단 내 선거가 되는 게 좋다. 저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라도 돼 봤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이 대표는 "대선 때 내가 후보가 아닌데 다른 후보를 지원해서 선대위원장하고 그런 게 쉬운 게 아니다"면서 "후보가 총책임자니까 내 말 안 들을 때도 있고 후보 때문에 마음고생 할 일도 있다. 그런데 피와 살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