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檢, 시시콜콜 수사내용 흘려 흠집 내”…李측근 정진상, 檢 향해 “강력 경고”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체포 직전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한 내용이 밝혀지자 “시시콜콜 수사내용을 흘려 흠집 내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범인? 검찰 수사 이해가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부패사건에선 돈 받은 자가 범인이고, 돈 흐름 수사가 기본상식”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성남시는 공공개발로 100% 환수하려 했는데 국민의힘 방해로 부득이 민관공동개발해서 예상이익 70%인 5503억원 환수했다”며 “민간업자와 결탁한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 인사들이 권력을 이용해 공공개발 막고 민간개발을 강요했으며 하나은행은 7천억 투자하고도 1700억 예상이익(이후 4천억으로 증가)을 화천대유에 몰아줬다. 윤석열은 대장동 투자금 불법대출 조사하고도 무혐의, 화천대유 측에 부친 집 매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후보는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 50억 클럽, 고문료 등으로 수백억 돈 잔치했다. 누가 배임이고 누가 직무유기고 직권남용에 비리사범인가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봅시다”라며 “윤석열 측의 대출비리 묵인과 부친 집 매각, 하나은행의 범죄적 설계, 국힘 인사들의 민간개발 강요와 부정자금 수수에 수사를 집중하기 바란다”고 검찰에 촉구했다.
하지만 당초 야권의 특검 요구엔 선을 그으며 검찰 수사 쪽에 무게를 싣던 그가 이제는 돌연 검찰에도 날을 세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모순된 행태 아니냐는 지적이 없지 않은데, 최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잇따라 구속된 데 이어 윗선 수사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자신의 최측근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까지 밝혀지자 이런 상황에 불만을 품고 직접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심지어 유 전 본부장과 전화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정 부실장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사법당국이 범죄와 전혀 관련 없는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행태에 대해 강력 경고한다”며 검찰에 엄포를 놨는데, 이렇듯 “윤석열과 국민의힘 수사하라”는 이 후보나 “강력 경고한다”는 정 부실장의 발언은 여당 대선후보 측 메시지란 점에서 자칫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어날 소지가 없지 않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후보는 정작 자신의 최측근인 정 부실장과 유 본부장이 전화통화한 데 대해선 페이스북에서 한 마디도 거론하지 않았는데, 5일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유 전 본부장이 정 부실장 외에 ‘제3의 인물’과도 통화했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정 부실장, 정민용 변호사와 통화했다는데 또 다른 측근의 통화사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기초조사만 하면 저절로 다 밝혀질 것이고 파장이 큰 정도가 아니라 이 후보는 아마 후보 내려놔야 될 것”이라고 이 후보에 대한 압박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 뿐 아니라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도 검찰수사 상황에 불만을 표한 이 후보의 페이스북 글에 “그냥 잘못했다고 하세요”란 댓글을 달며 이 후보를 압박했는데, 당초 검찰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도 부인했던 정 부실장 주장과 달리 통화사실까지 이미 밝혀진 판국에 원 전 지사의 주장대로 유 전 본부장과 제3자 간 통화까지 확인될 경우 과연 이 후보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대응에 나설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