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당선되자마자 "1대1 회동하자" 뜬금 제안
윤석열 "대장동 탈출작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꼼수 제안"
尹 "길게 말 안하겠다. '미래' 오염 말고 '특검 수용'이나 해라"
김기현 "대장동 자기 국면전환용 쇼...정상적 방법 아닌 꼼수"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1대1 회동과 토론을 제안하고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 비리 의혹을 거론하면서 "국면전환용 꼼수"라고 9일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이 후보의 제안은) 본인에 대한 비리 의혹, 대장동을 비롯한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에 이뤄졌던 각종 개발비리 의혹의 설계자, 몸통이란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걸 벗어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올림픽 게임이라고 한다면 선수자격이 없다는 논란시비에 걸려 있는 상황인데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엉거주춤 넘긴 다음 상대방에 대해 의표를 찌르는 방식"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꼼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이 후보가 토론을 제안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지난주 금요일 날 겨우 확정돼 아직 선대위 구성도 안 되고 준비도 안 된 시점인데 '(윤 후보에게) 토론하자'고 한다면 그야말로 자기 국면전환용 쇼인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토론이야 언제든 가능하다. 누가 토론을 회피하겠는가. (다만) 각자의 선거전략이 따로 있는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즉, 윤 후보가 토론을 회피할 이유는 전혀 없으나 이 후보의 제안 의도 자체가 대장동 악재에서 빠져 나가려는 꼼수인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맞장구 칠 이유가 없다는 얘기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당선되자마자인 직후 이 후보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이 나라의 '미래', 국민의 삶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1대 1 회동을 제안한다"면서 "매주 1대1로 정책 토론하자"고 뜬금없이 제안하고 나섰다. 이에 곧바로 기자들은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의향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윤 후보를 찾았는데, 때마침 당선된 것에 대한 인사 차원에서 국회를 예방했던 윤 후보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제안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한번 생각해 보겠다. 아직 구체적인 (이 후보의) 제안 내용은 모르는 상황이다"고 답하고 향후 일정으로 인해 자리를 떠났다.
다만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제안 상황을 파악한 이후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라는 말을 오염시키지 말라. '미래'가 왜 거기서 나오느냐"면서 "'미래'는 대장동 게이트를 은폐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즉, 윤 후보도 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를 피하기 위한 꼼수 제안인 것으로 확신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이 말은 '대장동 탈출작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미래'라는 말을 그런 식으로 오염시켜서는 안된다. 대장동 게이트는 이 후보의 미래도 아니고 과거도 아닌 이 후보가 맞닥뜨린 오늘의 현재인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럴듯한 프레임 짜기를 한다고 벗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국민이 바보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저는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어 갈 것이다. 그 미래로 가기 위한 첫번째 허들이 정권교체다. 정권을 찾아와 훼손된 헌법정신과 무너진 법치주의를 다시 세워 상식, 공정, 정의의 나라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길게 말하지 않겠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이 후보는 어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수용하시라"고 촉구했다. 즉,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대장동 몸통'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인 '특검'을 거쳐야지만 '미래'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는 일종의 선전포고를 날린 셈이다.
특히 앞서 윤 후보는 지난 당내 경선과정에서 펼쳐진 TV토론(10월 31일)에서 "오랜 세월 검찰에서 부패 사건을 많이 다뤘는데, 그야말로 대장동 사건을 딱 보면 견적이 나온다"고 정조준했었으며,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대장동 게이트는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부정부패사건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민 재산 약탈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국민 재산을 약탈한 범죄자들을 반드시 단죄하겠다"고 칼을 꺼내들었다.
심지어 그는 대선후보직 수락 연설에서도 "저를 정치로 부른 국민들의 뜻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면서 "정치권 눈치 안보고, 공정한 기준으로 사회 구석구석 만연한 특권과 반칙을 바로 잡으라는 명령인 것이었다. 대장동 게이트에서 보듯 거대한 부패 카르텔을 뿌리 뽑고 기성 정치권의 개혁을 하라는 것이었다.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라는 것이었다.이것이 저 윤석열의 존재 가치이고, 제가 나아갈 길이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