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 논문 의혹 파문…尹 “與 대선후보들 논문 의혹에 엄격한 기준 적용하라” 응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및 이회영 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및 이회영 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야권 대선 유력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기 혐의로 법정구속된 장모 뿐 아니라 부인 김건희 씨마저 여러 의혹에 휩싸이면서 이른바 ‘처가 리스크’란 악재에 직면한 모양새다.

앞서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과의 증권거래로 7개월 만에 5600만원 차익을 남겨 의혹 어린 시선을 받았던 김건희 씨는 지난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까지 무단발췌 등 의혹에 휩싸이면서 구설수에 올랐는데, 범여권에선 이를 계기로 윤 전 총장에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미 열린민주당에선 강민정 의원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논문 제목 중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잘못 표기한 한국디자인포럼 게재 논문(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도 “적어도 3개의 기사를 출처 없이 발췌해 옮겨왔다”고 지적했으며 국민대 대학원 논문에 대해선 ‘비문’ 표현을 지적하는 등 엉터리 논문이란 주장을 펼치면서 “이런 논문들이 대학원과 교육부 유관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의 관리를 받는 KCI 등재 학술지의 논문 심사를 거쳐 게재됐다. 정상적 경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유독 김씨에게는 여러번 나타난 것”이라고 문제 제기한 바 있다.

또 이날 회견에서 김씨가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란 회사 대표가 특허 출원한 아이디어가 담긴 사업계획서를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으로 탈바꿈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도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너무 표절한 부분이 많고 그것조차도 논문이 아닌 네이버 블로그, 기사 내용 등을 표절했다. 문장, 맞춤법 등 기초적인 내용도 안 채워져 한 마디로 허접스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까지 9일 한 목소리로 김씨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한 검증과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는데, 김용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씨의 논문 표절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데 범죄혐의가 있다면 신속히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남편이 검찰총장 출신이라 하더라도 처벌을 피해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란 것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으며 이동학 최고위원도 “윤 전 총장 부인 박사학위 논문 중 절반 가까이 표절이 의심되는데 이런 논문으로 어떻게 학위를 받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통과시킨 대학도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사실상 윤 전 총장까지 겨냥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윤씨 신기루가 걷히고 있다. 연좌제를 운운하기 전에 대한민국 영부인의 의미부터 되새겨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으며 같은 당 김영배 최고위원 역시 “(부인의) 논문 부정 의혹에 윤석열씨는 대학이 자율적, 학술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 했는데 이 무슨 망발인가.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 수사 때 대학 자율성이나 입시 자율성을 고려하긴 했나. 최소한 압수수색 당하고 온 가족이 먼지털이식 수사당해도 할 말 없는 거 아닌가”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같은 공세에 직면하자 당초 전날만 해도 “대학에서 이뤄지는 문제”라며 해당 논란에 거리를 두던 윤 전 총장 측에선 9일 대변인을 통해 “여당의 대선후보와 최고위원 등은 결혼하기도 한참 전인 2007년도 배우자 논문을 직접 평가하면서 검증대상이란 입장을 밝혔는데 공당이라면 배우자가 아닌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등 자당 유력 대선후보들 본인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선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과 조치를 취해주기 바라다”고 적극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5명에게 실시한 7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와 관련해 ‘흠집내기’란 답변은 23%에 불과했던 반면 ‘유력후보에 대한 당연한 검증’이란 의견이 62%로 과반을 기록해 끝까지 ‘선 긋기’로만 일관하긴 어려운 실정인데, 당장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을 통해 “윤석열은 대선은커녕 Family Yuji도 힘들 것 같다. 탈원전보다 Tal Wife가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어 윤 전 총장이 과연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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