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지면, 대통령실 참모 전원 해고해야"
"지금 대통령보다 참모진이 더 달아올랐을 것"
"안철수 후퇴하면 안돼, 톰 없어지면 골치 아파져"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와 관련해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윤안연대론'을 거론했던 안철수 당대표 후보를 향해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경고하여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9일 "정확히 번역하면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는 뜻"이라면서 "대통령을 칭찬하는 말을 해라는 암구호다"고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에 출연하여 "지금 전당대회에 나와서 활발히 뛰어야 되는데, (대통령실이 나서서) 검문 검색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쯤되면 전당대회에 대해 용산에서 원하는 뜻을 이루지 못하면, 당장 용산 대통령실 참모 전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즉, 윤심을 받고 있는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되지 못하면 전당대회에 개입한 대통령실 참모진의 책임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그는 "만약에 이번에 용산이 원하는 대로 김기현 대표를 못 만든다면 어떻게 새로 선출된 대표랑 얘기를 하겠느냐. '대통령이 당신을 죽이고 싶었는데 못 죽였다, 그렇지만 풀자'는 이게 되겠느냐"고 반문을 던지면서 "지금 대통령보다 참모진이 더 달아올랐을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나경원 전 의원이 굳은 표정으로 김기현 후보와 연대를 선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그 상황에서 표정이 밝으면 너무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도 "제가 사실 내부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경원 전 의원이 이번에 당한 일들의 한 10배 정도는 제가 당했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그는 "예를 들면, 이번에 나경원 전 의원이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 돌렸다고 상처받았는데 저는 익명 연판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살다 살다 '익명 연판장'이라는 건 들어보지 못했다. 원래 연판장이라는 게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건데 우리 당은 그게 되더라"고 비꼬았다.
심지어 이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중도사퇴론이 언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건 아마 익명으로 누가 퍼뜨린 얘기일 것"이라면서 안 후보를 향해 "(지금) 후퇴하면 (절대)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그는 안 후보에 대해 "만약에 누가 저한테 '안철수가 이준석의 적입니까'라고 물어보면 저는 항상 '톰과 제리' 비슷한 거라고 얘기했다"면서 "(그런데 사실) 톰이 없어지면 안된다. 톰이 없어지면 (제리가) 제일 골치 아프다. 다른 사람이 없어져도 톰은 안된다. 그러니깐 톰과 제리에서 보면 톰의 생일도 챙겨주고 그러지 않느냐"고 대통령실을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