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수사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한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별검사법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에서 “수사 물타기하느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보라. 문재인 정부에서 2년 6개월 동안 수사 인력 수십명을 동원하고도 기소조차 못했다”며 “특검의 이유로 내세운 각종 의혹들은 이미 대선 때 네거티브 소재로 써먹었던 것들이다. 국회를 피장파장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작전”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오기 특검’은 민주당 극단주의자 모임인 처럼회가 주도했다. 이 의원과 부인 김혜경씨 수사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정치갈등을 증폭시켜서 강성지지자들을 동원하려는 것이다. 개딸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실패할 것이 뻔한 길을 가야만 하는 비련의 정치 콩트”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당 박형수 원내대변인도 앞서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이미 수사 진행 중이고 2년 이상 계속 수사하고 있다. 보통 특검은 수사가 끝나고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때 하는데,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선제적으로 특검을 발의해놓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꼬집었으며 같은 날 오후엔 논평을 통해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공격이자 비방이며 현재 관련 사안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기관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을 겨냥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인데 느닷없이 민주당피셜 정치공세를 잡탕으로 뒤섞어 특검법이라니 참 뜬금없다. 민주당이야말로 국민의 의혹에 하나도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와 딸의 취업과 해외 이주 관련 의혹, 아들 문준용에 대한 지원금 특혜 의혹, 김정숙 여사 의상에 대한 특활비 유용 의혹, 양산 사저 부지의 농지취득 자격과 농지전용 의혹은 대통령 재임 당시 일어난 일들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 이것부터 밝혀보자”고 역공을 가했다.

한편 민주당에선 지난 22일 김용민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을 골자로 한 ‘김건희 특검법’을 대표 발의했는데,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줘 난항이 예상되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강행 처리 의사를 분명히 해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안에는 김 의원 외에도 강민정·김승원·서영교·양이원영·유정주·윤영덕·장경태·정청래·최혜영·황운하 등 민주당 의원 10명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는데,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23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나 학력·경력 위조 문제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김 의원이 발의한 특검법이 상황에 따라선 당론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국민의힘을 들끓게 만들고 있는 만큼 또다시 국회가 ‘강 대 강’ 충돌로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