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신입사원 패기 필요한 때, 특혜 요구 아냐"
위기 놓인 박지현, 출마 자격 문제 놓고 갑론을박
김병욱 "박지현, 청년정치 아닌 자기정치 하는 것"
이상민 "박지현 권리당원 아니야, 몰염치한 짓"
우상호 "朴 출마, 예외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없어"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당 내부에서 자신의 출마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를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당의 유력한 경쟁자인 이재명 의원과 맞서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전 위워장의 출마에 대해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 없다"고 선을 그으며 그가 당대표 출마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하며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의지를 무력화 시켰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지금 민주당은 신입사원의 패기가 필요한 때"라면서 당대표 출마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자신의 출마 자격 논란에 대해 "제가 3월부터 비대위원장을 했다. 그때 저도 당무위에서 (권리당원 여부와) 달리 정할 수 있는 조항으로 (비대위원장이) 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당무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출마 자격을 놓고 '특혜' 시비를 걸고 나선 김남국 의원을 겨냥해 김 의원의 과거 공천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는데, 특히 "김남국 의원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되셨나 봤더니 2020년 2월에 민주당 입당한지 한 달도 안 돼서 공천을 받으셨다. 당규대로 하면 공직 후보자 출마 자격이 없는 것인데, 당무위가 정한 특별당규에 따라서 공천 자격을 준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본인이 하면 규정에 따른 것이고 제가 하면 특혜를 달라고 한 것으로 받아들이신 것 같은데 이런게 저는 내로남불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쏘아 붙였다.

아울러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당대표 출마 이유에 대해서는 "이재명 의원이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의원은) 대선 때 저랑 디지털 성범죄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번이고 약속을 했는데, 그러나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 박완주 의원 제명건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서 거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최강욱 의원 건을 제가 이야기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 저는 이런 부분이 온정주의라고 생각했다"고 불편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이 의원을 계속 존경하고 있고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의 변화가 없다"면서 "(그러나) 지금 얽혀 있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은데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을 하기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고, 우리 당은 이걸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고, 그러면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만 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즉, 이 의원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응'과 '사법 리스크'를 강하게 지적하며 이 의원에 맞서 민주당의 쇄신과 혁신을 위해 당대표 선거에서 치열하게 싸울 것임을 다짐했다.

더욱이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심과 국민 여론, 민심의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난다. 국민은 60% 이상이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아야 된다고 나왔다"면서 "이 지점들을 당원 분들과 이재명 의원 지지자분들도 같이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심지어 그는 "청년들 대다수가 (저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면서 "(그래서) 저라도 이 안에서 버텨내는 것을 보여드리면 다른 청년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덧붙이며 자신이 당대표 출마에 자신감이 생긴 동력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 '친명'(친이재명)의 김병욱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하여 "박 전 위원장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높게는 평가하는데, 출마 선언을 보고 너무 급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동안 청년정치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제는 자기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비판을 가했다. 

특히 김 의원은 "본인의 자격 문제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비대위나 전준위에서 자격을 안 주면 민주당이 꼰대 정당으로 비칠 듯한 것을 예상하고 그런 발표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 "최근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친명'의 현근택 전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CBS라디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박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나오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건 피선거권과 관련된 것이다. 당내 당직 선출에 대한 피선거권을 줄거냐 말거냐의 문제인 것"이라면서 "청년 정치신인으로 저는 출마는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어찌보면 자격 자체가 문제가 되는데 예외 규정을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것은 청년 정치 신인한테 특혜라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피선거권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본인이 출마 권한을 달라고) 스스로 얘기하는 건 특혜요구가 맞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위원장을 향해 "피선거권 자격이 있는 권리당원도 아니고 지방선거 대패에 대한 책임도 있음에도 당 대표 출마 운운하며 그 명분으로 5대 혁신안 추진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내세운다"면서 "지금의 민주당은 너무 많이 오염되어 있고 몰염치가 만연돼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책임이 있어 물러서겠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서겠다니 언제부터 우리 민주당이 이렇게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짓을 감히 하고 있느냐"고 쏘아 붙이면서 "(이재명 의원이나 박 전 위원장이나) 둘 다 똑같이 궤변이고 너무 염치가 없다"고 비판하며 씁쓸해 했다.

반면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에서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관한 사안을 논의한 결과,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해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비대위원들은 박 전 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선을 그으며 박 전 위원장은 출마 무산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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