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윤리위, 당대표 망신주기 정치하고 있어"
"계속 시간끌기, 이준석 비호감도 높아져 당만 약화"
이양희 "아직 의혹 덜 풀렸다" 내달 7일로 연기
이준석 "2주 뒤 무엇이 달라지나...당에 도움 안돼"
진중권 "이준석 징계받으면 2030 대거 이탈할지도"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실체 없는 성상납 의혹 논란에 휘말리면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통한 증거인멸 교사 의혹까지 번져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 심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리위가 징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또 다시 징계 심의를 내달 7일로 미루고 나섰는데,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이 23일 "국민의힘 당대표 망신주기 정치"라면서 "윤리위가 자해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윤리위 회의 자체가 무의미하다"면서 "윤리위가 결론 내릴 수 있는 증거 확보가 (현재) 불가능하고,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은 현재 2030세대와 6070세대로 이뤄진 '세대 연합' 정당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대표는 주로 2030이 지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인 6070세대에서 (윤리위의 징계 논란이 일면서) 이 대표에 대해 비호감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그런데 윤리위가) 이렇게 뚜렷한 결론도 없이 계속 시간 끌기만 하면, 이 대표의 이슈가 계속 떠올라 (결국 우리당의) 지지층들이 충돌하여 우리 당만 약해진다. 그러면 다시 (우리 당은) 이제 (과거의 비판받던)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모양이 될 수가 있고, (더 나아가 2030세대의 지지세도 약해져) 윤석열 정부도 굉장히 힘들어지게 된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그는 "당 윤리위는 당이 발전하고 강화되는데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 하 의원은 당 윤리위의 설치 목적과 다르게 되려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윤리위가 지금 자해행위를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전날 오후 7시부터 열린 윤리위원회는 자정까지 진행됐지만, 끝내 이 대표의 징계 여부에 대해 결정을 못내리고 회의를 마치며 내달 7일에 다시 이 대표와 관련된 심의 회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아직 의혹이 덜 풀렸다. 더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내달 7일에 열리는 회의에서는 이준석 대표에게 소명 기회를 주어 이 대표의 소명을 청취한 후 징계 여부을 심의 의결하겠다고 부연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저는 오늘 윤리위에 출석해서 제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로 여러 차례 전달했었다. 저는 (소명하기 위해) 계속 대기하고 있었지만, 소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리위의 징계 심의가 또다시 연기된다는 발표에 대해 "7월7일에 소명할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2주 뒤에 무엇이 달라는지 궁금하다"면서 "이 길어지는 절차가 당의 혼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모든 구성원 알고 있을텐데 길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표하며 못마땅해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같은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이 대표를 징계하게 되면 2030세대 남성들이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그러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 2030(세대 남성)들은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질적인 두 세력의 기계적 결합, 화학적 결합이 아니라 이질적 결합으로 되어 있다"고 분석하면서 "여기서 (이 대표가 징계를 받게 되어 2030세대가 대거 떠날 가능성이 높기에) 그냥 그대로 돌아가게 되면 '저 당은 역시 변하기 힘들겠구나'라는 판단을 유권자들한테 줄 것이고, 그럼 결국은 다음 총선에서 암울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