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이 고문으로선 당권 도전에 대한 요구가 강할 것”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소속정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어 직접 당권을 쥐고자 오는 8월 전당대회 때 등판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의도 경험이 없는 이 고문으로서 당권 도전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강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학습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에 떨어지고 당권을 잡고 대권으로 가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권과 대권 사이에 2년 후에는 이 고문이 종로 출마 정도면 이재명이란 정치인 정치도 더 키우고 국민적 기대가 요구하는 국가지도자로서 숙성되는 경로를 거칠 것 같다”며 “이 고문은 워낙 판단력이 탁월하신 분이니까 잘 판단하겠지만 제가 이 고문이라면 그렇게 로드맵을 잡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안 의원은 “당장 이 고문이 조기 등판해야 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동의하지도 않는다. 5월은 지방선거인데 조기등판론보다는 지방선거에선 이 고문이 백의종군하시라 그런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백의종군하면서 헌신하는 모습. 그리고 지방선거에 기여해서 많은 후보들에게 도움을 줘서 좋은 지방선거 성과를 내는 데 헌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가장 적절한 역할이라 본다”고 주장해 5월 이전 등판보다 8월 전대 출마론에 한층 무게를 실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왜 원내대표로 박홍근 원내대표를 선택했는지 보면 왜 안민석이 소환되고 있을까가 보일 것이다. 강한 야당이 필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위 착한 선비형의 후보보다는 추진력 있는 강단형의 박홍근을 선택한 것”이라며 “현 시기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착한 선비보다 강단 있고 돌파력 있는 이재명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이 경기지사 후보로 적임임을 주장했다.
다만 안 의원의 주장처럼 ‘이재명 리더십’에 그치지 않고 아예 이재명계 인사들이 당내 요직을 차지해가며 당의 주류를 벌써부터 친문에서 친이재명으로 바꿔나가고 있는 상황은 사실인데, 당장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고문이 자신의 선대위에 합류할 것을 직접 제안해 함께 했던 ‘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 24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도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지지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사전에 밝히지 않았음에도 최강욱 의원이 1차 투표를 통과한 4인에 포함되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던 이유 역시 이 고문과 관련이 없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는데, 일례로 이 고문 팬클럽인 ‘재명이네 마을’ 회원들이 최근 ‘소속사 인기 순위’란 이름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다음 대선까지 이 고문에게 도움이 될 여권 인사 1위로 최 의원이 뽑힌 바 있다.
이런 기류는 이 고문이 2선에 있어도 그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히고 있는데, 실제로 이 고문은 또 다른 ‘친이재명’계 인사인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 25일 ‘친이재명’계 의원인 이수진 의원의 송 전 대표 출마 촉구 글에 직접 ‘좋아요’를 누르는 등 배후에서 사실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표면상 ‘백의종군’이지만 결국 이 고문이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기반으로 지방선거 공천까지 영향을 미치는 ‘공관위원장’ 역할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길까지 쏟아지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인상을 줬다가 자칫 지선 패배란 결과가 나올 경우 이 고문도 여파를 피할 수 없어 이런 행보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