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지면 어떤가. 조국 어떻게 밟고 지나가나”…김용민 “조국 그만 건드려”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조국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어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이 여전히 무시 못 할 수준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채이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6일 광구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조 전 장관 사태를 꼽으며 “민주당이 공정의 가치를 잃어버린 뼈아픈 과정이자 국민을 실망시키고 분열하게 만든 내로남불이었다. 앞으로 내로남불하지 않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놨지만 ‘나꼼수’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책임론이 맞다면 2020년 총선에서 대패해야 마땅하지 않아? 왜 당과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3년 전 일로 끌어와 비수를 꽂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조국이 뭘했어? 출마를 했어, 입당이나 했어? 조용히 재판만 받고 있잖아. 왜 그를 으스러뜨리지 못해서 안달이야”라며 “그건 너희 책임을 감추기 위해서잖나. 희생양이 있어야 면피할 수 있거든. 조국책임론은 아마 지방선거에서 지고 난 다음에도 나오고 22대 총선, 21대 대선에서도 나올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더 이상 찌를 데도 없이 상처투성이인 조국과 그 가족 그만 좀 건드리고 그냥 이번 대선 패배의 책임을 나한테 전가해라. 성상납 발언 때문에 졌다고 해”라며 대선 패배 이유로 조 전 장관을 탓하는 민주당 측 태도에 불만을 터뜨렸는데, 민주당 지지자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을 못 버리면 또 질 거라고? 지면 어때. 저 처참하게 버려진 조국 가족을 어떻게 밟고 지나가나”라고 조 전 장관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씨는 이어 “조국이 지은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고 조국도 사과했어. 그렇다고 조국의 죄가 멸문지화를 당해도 될 만큼 무거운 것이라고는 난 생각하지 않아. 관습적인 작은 잘못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법 집행을 보며 이게 인간세상인가 하고, 무섭고 화가 나고 눈물이 나더군”이라며 “민주당이 조국을 버리면 나는 민주당을 버리겠다. 최소한의 동지 의식도 없는 정당을 어떻게 믿나”라고 민주당 지지 철회 가능성까지 내비칠 정도로 조 전 장관을 비호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17일엔 대선 패배에 대해 조 전 장관 사태를 거론하면서 사과했던 채 비대위원을 겨냥 “민주당 분위기가 다들 조국한테 욕하니까 자신도 욕하지 않으면 조국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강박 같은 게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국민이 바보가 아니다. 비교할 만한 것으로 욕하자”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조 전 장관도 대선 이후 처음으로 지난 16일부터 SNS 활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과오를 담은 ‘가불 선진국’이란 자신의 새 저서를 출판사인 ‘메디치미디어’의 게시글을 공유해 소개했으며 17일부터 정식 출간하기 하루 전인 오는 23일까지 예약 판매하고자 준비해둔 예약 판매분은 예약 판매 첫날부터 불과 2시간 만에 전량 완판돼 조 전 장관을 지지하거나 관심을 갖는 이들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지난 15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월 27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수감된 조 전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특별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청원글이 잇따라 올라왔으며 일부 청원글은 하루 만에 1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는데, 다만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사면’이 정치권 이슈로 떠오른 시점이기 때문인지 이후 비공개 처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