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면 감옥 갈 것 같아…정치보복은 우리가 할 일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신문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아직 대선까지 40여일 남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벌써부터 선거 이후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22일 오후 매타버스 서울지역 일정 중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변무대 즉석연설에서 “(저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정면으로 맞붙어서 광화문에서 농성까지 한 사람이다. 그때 나흘에 3일을 압수수색, 내사, 조사, 감사당하고 문재인 정권 들어서기 전까지 계속 탈탈 털렸다”며 “(과거 정권 때는) 혹시 잘못한 게 없나 가혹하게 털긴 해도 없는 죄를 만들지는 않았다. 이번에 제가 (대선에서)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 갈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정자동에 파크뷰 반대운동을 했더니 어느 날 누가 저보고 ‘20억원을 들여 지역 언론사를 만들어줄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술 먹다 장난으로 ‘양심을 팔려면 5000억원은 돼야지’했더니 그게 ‘이재명이 5000억원 달라고 했다’고 소문이 났다”며 “저는 아무것도 없이 이 자리까지 왔는데 그 힘은 제가 부당한 기득권에 저항했고 조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고쳤고 ‘이재명에게 맡기면 더 나은 세상이 오겠다’ 믿는 국민들이 여기 계시기 때문이다. 수없이 많은 공격을 당하고 기득권으로부터 참혹하게 밟혀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제가 가던 길을 꿋꿋하게 갈 텐데 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바로 다음 날인 23일에도 이 후보는 경기도 수원 매산로 테마거리를 찾은 자리에서 “보복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5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남의 뒤를 캐고 평소에 미웠던 ‘너 이리 와봐’식의 수사를 해서 없는 죄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과거로 돌아가면 안 된다”며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의 정치, 인재와 진영을 따지지 않는 통합의 정부로의 이재명 정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행보에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국민을 상대로 엄포 정치를 하시려나 본데 염치가 좀 있었으면 한다.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서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부지불식 간 그 진심을 토로한 것이 아닌가”라며 “자신이 감옥에 안 가기 위해 대통령 시켜달라는 생떼로밖에 들리지 않고,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없는 죄도 만들어 반대 세력을 감옥에 보내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려 섬뜩하기까지 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당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이 후보의 발언이 새삼 떠오른다. 과거 이 후보 경험에서 나온 ‘도둑이 제 발 저린 발언’ 아닌가”라고 꼬집었으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의 ‘친형 강제입원’ 논란을 들어 “이 후보라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없는 죄 만들어 감옥에 보낼 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이재명비리검증특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를 겨냥 “대선에서 지면 없는 죄 만들어서 감옥 갈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런 걱정 안 해도 된다. 있는 죄로도 충분하니까”라고 직격했는데, 김 원내대표가 했던 지적대로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이 후보는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보니 선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 후보가 벌써부터 ‘지면 감옥 갈 것 같다’는 주장까지 펼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급기야 24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포인아트홀에서 열린 경기도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선 아예 예정에도 없던 큰 절까지 올리면서 자세를 바짝 낮추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후보는 이날 큰 절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변화되고 혁신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라며 “국민의 내로남불이란 이름의 질책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가 잘못한 게 많지만 미래로 나아갈지, 다시 과거로 회귀할지 국민 여러분께서 심사숙고해서 판단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거듭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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