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상습 불법도박 인정한 이재명, 고개 숙여 사과
이재명 아들 "아버지께 연락하라" 해명 회피
野 "억대도박 가능성 높아...도박자금도 규명해야"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큰 아들이 상습적인 불법도박으로 논란이 일자 16일 "제 아들이 맞다"며 "사죄 드린다. 치료 받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긴급 입장문을 내며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라면서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면서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아들에게)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 주었다"며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장남 이모(29)씨는 지난 2019~2020년 기간에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사이트에서 상습적인 불법 도박을 해 온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 증거로 이 후보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기고싶다'는 아이디의 댓글 내용들을 전했다.
'이기고싶다'가 쓴 해당 사이트의 댓글 내용에는 '▲서울 신촌에 있는 불법 도박장을 방문했다(2019년 5월), ▲매번 오프(도박장) 가는 곳이 바뀐다. 압구정, 건대, 왕십리, 신림, 분당 바꾸면서 다닌다(2019년 6월), ▲열흘간 도박장에서 536만원을 땄다(2019년 6월), ▲인턴 4개월 차 지각했다. 지X하면 그냥 이번 달까지 한다고 하고 때려치워야겠다(2019년 7월)' 등의 경험담을 쏟아냈으며 더욱이 그는 온라인 포커머니 구매·판매 글도 100건이 넘게 올려져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이 후보의 아들은 조선일보 측이 반론 차원에서 해명 인터뷰를 요청하자 "아버지나 캠프에 연락하는 게 좋겠다"고 답하여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후 이 후보는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아들의 도박 혐의를 인정하고 나선 만큼 이 후보의 아들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상황을 짚었는데, 형법에 따르면 상습도박의 경우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고 되어 있었다.
아울러 이날 국민의힘 이양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사과 방식을 보면 지난번 끔찍한 모녀살인 사건을 데이트폭력 사건으로 둔갑시켜 사과한 일이 오버랩 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더욱이 이 수석대변인은 "사실관계를 묻는 언론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아들은 '아버지나 캠프에 연락하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며 "성인이 된 아들이 아버지 뒤에 숨었다. 정확히 말하면 '아빠찬스'를 쓴 것이고 아버지의 권력에 기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해당 도박사이트에서 55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억대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도박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이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후보 아들이 올린 글을 보면 스스로 '도박꾼'이라고 했고, 도박 초기 550만원을 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이는) 불법 상습도박을 스스로 명백하게 입증한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 후보는 2012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도박에 대해 '나라 망할 징조'라고 지적했다"면서 "'나라 망할' 정도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도박을 이 후보의 아들은 상습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