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말라"
유캠프 김웅 "선관위원장, 공정성 이미 문제...용퇴하는게 맞다"
유승민,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더 높은 표심 보여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이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을 향해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말라"며 31일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이틀 전 저의 공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 선관위원장은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며 "정 선관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는 거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경준위와 최고위가 이미 확정한 경선룰을 자기 멋대로 뜯어고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으려는 것"이라며 "분명히 다시 경고하는데, 선관위가 특정 후보를 위한 불공정한 룰을 만들 경우 저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정 위원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총선을 거론하면서 "패배의 이유는 단 하나, 청와대의 지시대로 공천 전횡을 일삼던 이한구 공관위원장 때문이었다"며 "공정한 경선이 안 되면 정권교체도 물 건너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난다"며 "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그냥 선관위원장에서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그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지금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후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들어 경선판을 깨고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이 모든 책임은 정홍원 선관위원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9일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초 윤 전 총장과 정 선관위원장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정 선관위원장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졌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그의 공정성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더욱이 유승민캠프에 합류한 김웅 의원도 전날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하여 "시험출제위원이 있는데 이 사람이 사전에 한 명만 딱 만났고, 그 수험생을 콕 찝어서 지지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정 선관위원장의 공정성에 문제 제기를 했었다.
김 의원은 "경준위가 어렵사리 만들어놓았던 결론을 다 뒤집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고, 거기에 윤석열 총장은 '선관위 결정을 따르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게 어떻게 공정한 경선 관리라고 할 수 있겠느냐. 이 정도로 공정성에 이미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면 정홍원 위원장은 용퇴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뿐만 아니라 그도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윤 전 총장을 부정 평가하며 "윤석열 후보에 대한 실망이 지금 홍준표 후보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10월 중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유 전 의원의 지지율에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표심이 더 높게 나오는 상황인 만큼 홍준표 의원과 함께 유 전 의원의 입장에서 보면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다면 그에게 불리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표심을 두고 '확장성'과 '역선택'이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되기도 하는데, 여론조사전문회사인 소셜데이타리서치가 <시사포커스>의 의뢰로 지난 27~29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의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31.0%) ▲홍준표 (27.2%) ▲유승민(13.3%) ▲최재형(3.9%) ▲원희룡(3.2%) ▲황교안(1.8%) ▲하태경(1.3%) ▲박진(0.5%)순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490명)는 ▲윤석열(57.4%) ▲홍준표 (22.6%) ▲유승민(6.9%) ▲최재형(5.7%) ▲원희룡(2.2%) 순으로 나타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392명)는 ▲홍준표(34.9%) ▲유승민(20.3%) ▲원희룡(3.8%) ▲하태경(2.9%) ▲윤석열 (2.1%) 순이었다. 아울러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층(55명)은 ▲윤석열(24.5%) ▲홍준표(21.0%) ▲유승민(10.5%) ▲황교안(6.5%) ▲원희룡(4.4%) 순으로 기록된 바 있다.
(조사방법은 무선91.2%유선8.8%를 혼용한 ARS방식의 전화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