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축소로 '무늬만 훈련'된 한미훈련...그럼에도 연일 맹비난하는 北
북한 "기회 줬었다...자멸적인 행동...엄청난 안보위기 느끼게 해 줄 것"
北, '도발' 명분?...美 "방어 목적, 적대적 의도 없다" 거듭 입장 표명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한국과 미국의 한미연합훈련이 '무늬만 훈련'이라는 얘기가 떠돌 정도로 대폭 축소되어 시작된 가운데 북한이 연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줄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서, 북한의 속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담화문을 통해 "남조선(한국) 당국에 분명한 선택의 기회를 줬다"며 "남조선 당국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와 내외의 한결같은 기대 속에서 힘들게 마련됐던 반전 기회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한국을 겨냥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려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주겠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 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다"고 협박했다.
아울러 그는 "남조선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도 강조했는데, 이는 사실상 한국과 미국을 함께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전날에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문을 발표하며 한국을 향해 "배신적 처사"라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었다.
김 부부장은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특히 그는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고 강조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라는 점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심상치 않은 꿍꿍이가 있음을 암시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이 '무늬만 훈련'이라고 비판 받을 정도로 축소되었음에도 북한이 연일 한미훈련에 대해 촉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관측했다. 즉, 도발을 계획한 북한이 '명분 만들기'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북한이 코로나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북한주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며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지도부가 북주민들의 내부 단속과 결집을 위한 발언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는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도발 가능성'에 대해 무게가 실리고 있었는데, 미국에서도 '김정은 정권이 한미연합훈련 및 대북 압박 등으로 자신들의 정당화 명분이 주어지면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기습공격에 대한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누누히 밝혔왔던 차였다.
한편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상호 협의에 이뤄진 결정"이라면서 "연합군사훈련은 본질적으로 순전히 방어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리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품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