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중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상대하기 쉽다는 주장을 해 이 같은 발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0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저희 입장에선 아무래도 최근 하락세에 있는 이재명 후보가 좀 더 상대하기 편하지 않나”라며 “이 지사의 최근 지지율 하락은 부적절한 발언 등 본인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바지 발언이나 이런 것들이 저도 섬뜩할 수 있는 그런 지점도 있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낙연 후보의 경우엔 국정, 의정활동 경험, 언론인으로서 감각이 결합되어 있어 위협적으로 느껴지긴 한다”고 강조했는데, 액면 그대로 최근 지지율 변화 추이에 비추어 내놓은 입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과 선두 경쟁 중인 야권 후보는 당 밖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뿐인 상황에서 그마저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으니 일단 여당 후보 간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갈라치기’ 전략을 펴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존에 범여권 선두주자인 이 지사 측에선 이 전 대표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연일 강도 높은 견제구를 던지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맞선 이 전 대표 측에선 21일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이 이 대표가 ‘이재명 후보보다 이낙연 후보가 더 어려운 상대’라고 평한 이 발언을 내세워 “이 대표가 정확히 분석했다. 위협적이라는 평가도 솔직한 표현”이라고 역설하면서 이 지사 측과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이 대표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박용진 의원을 가장 껄끄러운 후보로 평가하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함께 꼽았다는 점에서 도리어 야권 선두 후보와 초접전 중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던지는 블러핑(허세)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은데 당장 여당 내 후위주자들은 야당 대표의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을 유리한 대로 끌어다 자신을 부각시키기 바쁜 모양새다.

박 의원 역시 21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은 이 대표의 발언을 들어 “축구 감독 입장에서 보면 가장 두려운 상대 공격수는 왼쪽 돌파 잘한다고 거기만 뚫으려는 공격수가 아니라 위치를 바꿔가며 돌파하는 선수”라며 “젊고 새로운 인물, 중도확장성이 큰 박용진이 야당이 두려워하는 필승카드다. 이 대표의 말이 현실로 일어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겨우 열흘 (지났는데) 이재명 후보가 불안한 후보가 됐다. 판을 흔든 후보가 박용진이라는 것에 다들 동의한다”며 “구 상품 고르는 손길 눈길이 신상품으로 가고 있다. 불안한 이재명이냐, 그저 그런 이낙연이냐 실력 있는 박용진이냐를 보여주는 게 본경선 석달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아직 예비경선도 치르지 않은 국민의힘과 달리 본경선을 앞둔 민주당에선 당내 경쟁에 집중하느라 각 후보마다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인 만큼 이 대표의 평가 한 마디조차 여권 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민의힘이 이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여당 대선 판도를 흔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