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견디지 못해…
시민모임, 사과와 재발방지책 요구
오리온 “괴롭힘 정황 찾을 수 없어…”

▲ 고인이 작성한 유서 일부.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가 오리온 본사 앞에 모여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 노동자 추모와 진상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하 시민사회모임)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회사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해 왔던 서 모(향년 22세)씨는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모임은 “서 씨는 ‘그만 괴롭혀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던졌다”며 “고인은 생전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 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남성 상급자들로부터 성희롱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초라하다 내 자신이’ 등의 비관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이 거론한 후 ‘그만 괴롭혀라’ 등의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사회모임은 오리온 측이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으며 금전을 입금한 채 연락을 두절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희생된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 스태프는 “회사는 대충 넘어가겠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며 “회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이런 죽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해당 사건을 노조에서 조사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 업무 지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 임직원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현재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회사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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