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총회 연설에 이례적으로 발끈한 북한 김정은

▲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이날 자신의 이름을 건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 발끈했다 / ⓒYTN보도화면캡쳐

[시사신문 / 이선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본격적으로 말잔치로 맞붙은 모양새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이날 자신의 이름을 건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 발끈했다. 김정은이 발끔하게 된 계기는 바로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이 시발점이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해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의지와 능력이 있지만 북한 파괴가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은 비핵화가 유일한 미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트럼프는 최근 유엔 안보리의 유류공급 제한 등 대북 제재안 채택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한 것과 관련해 “감사하다”며 더 강한 대북 압박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키도 했다.

또 “어떤 나라든지 북한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핵위협을 벌이는 북한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자신의 이름을 건 성명을 통해 “최근 조선반도정세가 전례없이 격화되고 각일각 일촉즉발의 위기상태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유엔무대에 처음으로 나선 미국집권자의 연설내용은 세계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어느 정도 짐작은 하였지만 나는 그래도 세계최대의 공식 외교무대인 것만큼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며 “트럼프에게 권고하건대 세상을 향해 말을 할 때에는 해당한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해 상대를 보아가며 가려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정은은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리는 미국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는 정상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대통령으로 올라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위협공갈하며 세상을 여느 때 없이 소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비난했다.

말미에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고 미국의 늙다리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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