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김장겸 사장 부당 갑질...블랙리스트 의혹 제기'

▲ MBC 노조가 김장겸 사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에 나서면서 노사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신문 / 이선기 기자] MBC 노조가 김장겸 사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업에 나서면서 노사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MBC 아나운서 27인이 MBC 정상화를 위한 방송거부와 업무거부에 들어가는 집단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2012년 파업 이후 저희 MBC 아나운서들은 대한민국 방송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비극과 고통을 겪었다”며 “11명의 아나운서가 부당 전보됐다고 했다.

이어 “불과 얼마 전에는 지속적, 상습적 방송출연 금지 조치에 절망한 나머지 김소영 아나운서가 사표를 던지는 등 모두 12명의 아나운서가 회사를 떠났다”며 “영상기자들의 블랙리스트 문건이나 고영주 이사장의 녹취록 같은 물증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을 뿐, 가장 심각한 수준의 블랙리스트가 자행된 곳이 바로 아나운서 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김장겸 사장 등 현 경영진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저지른 잔인한 블랙리스트 행위, 막무가내 부당노동행위, 그리고 야만적인 갑질의 행태를 온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며 “동시에 이런 불법과 위법을 자행한 경영진과 신동호 국장이 법의 심판을 받드시 받을 수 있도록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이들 세력과 영합해서 악랄한 언론타압에 앞장섰던 아나운서 출신 공범자들에게도 적절한 시기에 명단공개를 비롯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또한 현 경영진과 신동호 국장은 비정규직 신분인 11명의 계약직 아나운서 후배들의 약점을 이용해 가장 비열하고 치사한 언론탄압을 또다시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 MBC 아나운서들은 사상 초유의 방송거부와 업무거부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말 안타깝고 죄송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방송, 떳떳한 방송으로 다시 찾아 뵙겠다”고 했다.

이들의 파업과 함께 MBC 예능 PD 56명이 총파업 동참에 결의했다. 시사제작국, 콘텐츠제작국, 보도국, 아나운서국, 드라마국, 편성국에 이어 예능국까지 동참하면서 9월 총파업이 현실화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24일부터는 6일 동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총파업 투표에 들어간다. 현재 공정 방송과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요구 중이다.

이 같은 조짐에 김장겸 사장은 23일 오전 개최된 확대간부회의에서 “본 적도 없는 문건으로 교묘히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로 연결해 경영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사장은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블랙리스트는 자신들의 성향과 다르다고 배포한 부역자 명단일 것”이라며 “언론노조가 회사를 전면파업으로 몰고 가려는 이유는 한 가지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례없이 언론사에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하고, 각종 고소•고발을 해봐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으니, 이제는 정치권력과 결탁해 합법적으로 선임된 경영진을 억지로 몰아내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과 방통위원장의 ‘공영방송이 무너졌다’는 발언에 대해 “공영방송이 무너지고 안 무너지고는 대통령과 정치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며 “과거 광우병 보도와 한미 FTA, 노무현 대통령 탄핵, 김대업 병풍 보도 등의 사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시청자나 역사의 판단은 다른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압박하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행동한다고 해서 합법적으로 선임된 공영방송의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이것이야말로 헌법과 방송법에서 규정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이라는 가치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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