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할 일 없어, 尹이 시정연설 통해 예산안 콘셉트 얘기했어야”
“민주당 예산 콘셉트?, 사용 용도처 제대로 소명 안되면 삭감 방침”
박찬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증액안 가져오길, 없으면 정권 반납하길”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내년도 감액 예산안에 대해 작심 비판하며 전면 철회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3일 “지금 추경호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정부 여당이 지금 이렇게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고 지적하면서 “감액 예산안 결정에 대해서는 사과할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부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감액 예산안으로서 충분하게 견제를 해야겠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윤석열 정권에 들어서서 가장 큰 문제는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콘셉트를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지난 시정연설에 윤 대통령이 불참했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은 국민께 제대로 사과했느냐”고 반문하면서 “윤 대통령은 국가 예산 677조 원을 어떻게 쓰고 우리 경제 상황은 어떻다. (그렇기에) 이런 예산 배치했고 민생 예산을 마련했다는 것을 설명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정부 예산안에 대해 누가 설명을 제대로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박 부대표는 “권력기관의 특별활동비 문제 등과 관련해 소명하는 자리가 있지도 않았는데 (정부·여당이) 설명도 안 하면서 갑자기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기자회견하고 야당 예산안에 대해 비판했는데, 이런 모습을 볼 때 사실상 선후 관계가 바뀐 것이다”고 지적하면서 “민생 예산은 어떻게 하겠고 국가 R&D는 어떻게 하겠고 특히 AI 시대에서는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겠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면서 대국민 설득을 하고 야당에 대해서 협조를 구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이번 정부 예산의 삭감에 대한 전체적인 콘셉트는 구체적인 소명과 예산에 대한 용도처가 제대로 안 됐을 경우 삭감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특활비 같은 경우도 정말로 권력기관의 예산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잘 모르겠다. 특히 이 돈을 가지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것들을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부대표는 “정부 예산 관련 집행률 등이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는, 감액이라도 해서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어 놓자고 하는 것이 이번 예산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인 것”이라고 부연하면서 대통령을 향해 “좀 제대로 된 콘셉트를 가지고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게 사과하라고 하는데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어야 한다”고 불쾌한 심기를 내비치면서 “얼토당토않은 소리는 그만하고 민생·경제 회생을 위한 증액 예산안부터 만들어 오라”고 경고하고 맞대응에 나섰다.
더 나아가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총 감액 규모 4조1000억 원은 정부 예산안 총지출의 0.6%에 불과하고 (감액분의) 절반 이상이 사용처가 지정되지 않은 예비비 2조4000억 원”이라고 거듭 설명하면서 “정부와 국민의힘이 털끝만큼이라도 민생·경제 회생을 바란다면 증액 예산안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정권을 반납하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힘을 보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