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갈등이 상수라 의장 중재 난관…진지한 협상 시간 만들 과제, 양당 모두에 있어”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21일 정치권 상황을 꼬집어 “다람쥐 쳇바퀴에 머무는 것은 적어도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아니고 무책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한 발짝,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가기 위한 치열함,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뒤로 후퇴하는 것은 막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권한의 불균형 영향도 있고 요즘 정치문화의 영향도 있는데 구조적 갈등 요인이 국회 운영에서 사실상 상수”라며 “의장으로서는 여야 중재에 난관이 클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이번 방송법 중재안을 낸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이 있어 의장이 욕을 좀 먹더라도 상황을 좀 변화시켜보자는 결심이 있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고 아쉬웠다”며 “대화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어느 일방의 힘으로는 성과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한 진지한 협상의 시간을 만들 과제가 양당 모두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되고 여당의 필리버스터 대응과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되풀이된 상황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정례화 했는데 잘 살려보려고 한다. 대화와 중재, 국회법 절차, 어느 하나에 묶이지 않고 어떻게든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방법, 국민에 이로운 방향이 무엇인지를 중심에 놓으려 한다”고 밝혔는데, 다만 그러면서도 국회법에 따르는 것을 일단 전제로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우 의장은 개헌이 필요하다고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개헌자문위를 만들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자리에서 국회 5개 기관별 목표와 중점사업을 발표하면서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국회기록원 설립과 국회 마음건강센터 운영 계획도 밝혔다.
또 주요 현안 관련해 그는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여야가 합의해 방안을 찾는 게 좋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으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논란과 관련해선 “가장 동의하지 못하는 게 ‘일제시대 때 우리 국민이 일본의 신민이었다’는 것인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반헌법적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올해 정부 주최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헌법을 수호하고 우리 역사에서 한 발을 내딛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 (불참하기로) 결론을 냈다”며 “이종찬 광복회장이 ‘가는 게 좋겠다’고 해서 가려고 했는데, 광복회장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걸 보고 ‘있어선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그는 국회 개원식에 대해선 “1987년 개헌 이후 시간이 이렇게 지나도록 개원식을 못한 건 처음인데 국회에서 개원식을 정하면 윤석열 대통령께서 꼭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고 통합적 메시지를 내야 한다. 불편한 말이 있었더라도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여해 22대 국회 출발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윤 대통령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