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VIP는 대통령으로 봐야 해, 이번 녹취 상당히 큰 파장 있을 것”
조국 “V0·V1든 어느 경우건 국정농단 사태 가는 판도라의 상자 열린 것”
권성동 “해프닝, 허풍으로 보여···본인도 그런 구명운동 한 적 없다 말해”
박정훈 “그냥 듣기 좋으라고 얘기했을 수도, 실제 로비 여부 더 확인돼야”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 이모 씨가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 절대 사표 내지 말라’고 말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도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야의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야권에서는 후속 파장이 있을 거라 평가했고, 반면에 여권에서는 발언한 자의 단순 허풍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일축했다.
제3지대 보수 성향의 야권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언급된 VIP에 대해 “대통령 부부가 지금 동체인 것 같으니까 큰 의미는 없다. 우스갯소리로 김건희 여사님이 구정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해서 ‘V0, V1, V2’ 뭐 이런 얘기도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녹취는 상당히 큰 파장이 있을 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직접 대통령이 이런 청탁 또는 민원을 수령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어쨌든 용산 대통령실 측으로 전달했다는 그런 내용으로 이해가 된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사실 도이치모터스 건으로 엮여서 그렇게 고생을 했으면 멀리하는 게 사실 답인데, 이런 식으로 이름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모 씨와 김건희 여사, 또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지 좀 의심이 가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군에서는 관례적으로 어떤 사망사고가 났을 때 사단장이 옷을 벗거나 직위 해제되는 이런 것들은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공무원 생활을 26년 동안 하신 분이 이거 갖고 격노했을 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다만 ‘이 사람을 나중에 꼭 챙겨야 한다’는 이런 뭔가 다른 인풋이 있었으면 (대통령의 격노 반응은) 가능하겠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다.
아울러 ‘반윤’(반윤석열) 기치의 야권인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 이모 씨가 말한 VIP는 브이제로(VIP0)일까 브이원(VIP1)일까”라고 결을 함께 하면서 “어느 경우건 ‘국정농단 사태로 가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직격탄을 날려 눈길을 끌었다.
반면 ‘친윤계’(친윤석열)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모 씨는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또 본인 자체가 자기는 그런 구명운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며 “해프닝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 이모 씨가 좀 허풍을 떤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권 의원은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이 이 사건을 제보했다. 그런데 언론은 그 제보자가 누군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보자의 신원을 감추고 마치 (임성근 전 사단장과 대립 중에 있는) 박정훈 대령과 관계가 없는 제3자인 것처럼 위장해서 보도한 것 아니냐”고 꼬집으면서 “무엇보다도 임성근 전 사단장 자체가 이모 씨라는 사람을 모른다고 했고 자신은 골프를 안 친다고 얘기했다. 세상에 살다 보면 이런 유력자나 유력정치인·경제인을 팔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렇기에 이러한 말 한마디를 갖고 마치 무슨 부정과 비리가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몰아가는 것은 적절치가 않고, 아마 공수처 수사 결과도 제 주장과 다름이 없는 것으로 나올 거라 예상한다”고 맞대응했다.
더욱이 같은 당의 ‘친한계’(친한동훈)로 분류되고 있는 박정훈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실제 대통령에게 그런 구명을 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저런 보도는 상당히 신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이모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관련자라는 건데, 그게 대통령한테 실제 구명을 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녹취록 내용으로만은) 확인이 안 되고, 더군다나 본인이 그냥 이 사람 듣기 좋으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의 결을 함께 했다.
다만 박 의원은 “물론 녹취이기 때문에 저 내용이 다 허위라고도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반신반의를 표하면서 “실제로 로비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여부를 더 확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용만 딱 보도를 해놓으면 마치 로비가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