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기초해 외교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 해야”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하는 외교노선의 모호성은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며 사실상 전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바탕으로 펼쳐온 ‘줄타기 외교’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외교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 외교원은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역사관, 국가관에 기초해 외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자유롭고 해방된 국제정치, 경제 질서 속에 우리는 자유 세계와 연대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왔으나 지금 우리의 자유를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나라들과 함께 안보와 경제, 정보, 첨단기술의 협력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아직도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반국가세력은 반일감정을 선동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일 협력 체계가 대한민국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외교원은 그야말로 글로벌 중추외교를 펼칠 인재의 산실로, 대한민국 외교의 이념과 가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입각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라의 외교 역량은 외교 인력에 의해 판가름 난다. 결국 외교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각별한 사명감을 갖고 최정예 외교관 양성에 온 힘을 기울여 달라.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외교를 지향하기 위해선 외교관 충원과 양성 과정부터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뿐 아니라 윤 대통령은 “특수 언어 능통자 및 전략지역 전문가 등을 영입해 교육하고, 직업 외교관과 외부 전문가들이 조화를 이뤄 외교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외교관, 국제정치 석학들과 소통하며 대한민국 외교에 통찰을 주는 담론을 형성하고 이끌어 달라”고도 요청했다.

이 같은 주문에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지난 몇 년 동안 흔들리는 동맹외교, 한반도 중심 외교 구상, 국제적 책임과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동적 자세로 외교원도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정체돼 있었다”며 “이제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다시 고취하고 심기일전의 각오로 모든 역량을 결집해 세계에서 으뜸 가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로 거듭하겠다”고 윤 대통령에 화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을 마친 뒤 현직 대통령 최초로 신임 외교관 후보자 38명과 만나 타운홀 미팅을 가졌는데, 윤 대통령과 후보자들은 국제사회에서 자유·인권·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나가기를 바라는 의미로 외교원 정원에 반송 한 그루를 심었으며 윤 대통령은 후보자들에게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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