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과, 정성호 “저의 불찰, 다신 이런 실수 안할 것”
박성준 “말 잘못한 것” vs 장경태 “얼마 안되는 돈 맞아”
김병민 “민주당 도덕불감증 얼마나 팽배한지 보여준 예”
국힘 전대 언급한 장경태 겨냥, 김병민 “저급한 물타기”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과 관련해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해당 금액에 대해 ‘실무자들의 차비·기름값·식대 수준’이라고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정 의원이 19일 “부끄러운 사안으로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상처를 주는 실언을 한 저의 불찰을 반성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부끄럽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과정에서 돈의 사용처를 추측하며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실수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저의 진의가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 드린다”며 “정치를 하면서 이런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처음 정치에 나설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는 몰랐을 것”이라며 “(전달된 돈 봉투도)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기름값·식대 등 이런 정도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구체적인 금액, 또 주고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송 대표가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고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의원의 밥값 수준 발언에 대해 “잘못했다고 본다”며 “당내 경선도 민주주의의 표상인데 그 문제로 지금 민주당이 상당히 어려움에 있다. 국민의 눈높이가 과거에 비해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사실 국회의원이 (돈봉투) 300만원 때문에 당대표 후보 지지를 바꾸거나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고, 상황실장도 마찬가지다. 50만원은 사실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기는 하다”고 정 의원과 결을 같이 하면서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돈봉투와 같은) ‘구태 관행’이 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원의 ‘돈봉투는 밥값 수준’ 발언에 대한 사과와 관련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시사포커스/시사포커스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 의원의 밥값 발언은)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이 얼마나 팽배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며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친명계의 좌장 역할을 한 정 의원의 인식이 이럴지니 ‘오빠·형님·동생’ 하면서 돈봉투 살포가 아무렇지 않게 자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심송심’(이재명의 마음이 송영길의 마음) 논란의 핵심인 이재명 대표를 비호하기 위해서였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더 깊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정 의원은 본인의 발언이 실언이라고 뭉뚱그린 사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즉각 출당 조치 등 과감한 당 차원의 처리를 이 대표에게 요구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이 문제가 조금이나마 바로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그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언급한 장경태 의원을 향해서도 “저급한 물타기”라고 지적하면서 “장 의원은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발언이다. 장 의원은 당내 돈봉투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죄를 구해도 모자란 상황인데 여기에 대한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는 상태인데, 장 최고위원의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깊게 고민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직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