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치는 나 아닌 국민 생각이 중요한 것"
"장경태, 그런 용어 쓰려면 정치 말고 학자해야"
"소모적 논쟁 옳지 않아, 깨끗하게 사과해야 해"
조은희 "굉장히 나쁜 언어쓴 것, 말장난 말아야"
"타지마할 간 김정숙, '관광 포르노'라면 좋겠나"

(왼쪽부터)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와 함께 사진 찍은 것을 두고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여기에 더해 장 최고위원은 '사전적 용어'라고 반박하며 절대 사과할 의향이 없음을 재차 표명해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으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야권 원로인 '정치 9단'이라 불리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7일 장 최고위원을 향해 "깨끗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고 일단 제동을 걸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친정'인 민주당에 복당하기 위해 현재 심사를 받고 있는 중에 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장 최고위원이 '빈곤 포르노가 학술적인 사전 용어'라고 반박한 것과 관련해 "정치는 내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일반 국민들이 포르노라는 발언을 어떻게 받아 들이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원장은 장 최고위원을 향해 "정치에선 금도가 있다"며 "그런 용어를 쓰려면 (정치가가 아니라) 학자로 가든지 사상가가 되든지 목사가 되든지 해야 한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또한 그는 장 최고위원이 '사과할 뜻은 없지만 김건희 여사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 표명은 고려해 보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그러한 것은 조건을 붙이는 것은 (정치에선) 옳지 않다"며 "그런 소모적인 거를 가지고 정치적인 논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장 최고위원은 저도 잘 아는 청년인데, 깨끗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빈곤 포르노와 같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는 용어를 사용해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그런거는 하지 말라고 오늘 중에 전화하려고 한다"고 밝혀 급수습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날 같은 방송에 먼저 출연했던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장 최고위원을 향해 "(빈곤 포르노 발언은) 굉장히 의도적으로 계획된 것이다. 포르노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퍼셉션과 겹쳐진다"면서 "장 최고위원은 빈곤 코스프레라고 하면 몰라도,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그런 단어(포르노)를 선택해서 결과적으로 (나쁜 언어로) 유사 성희롱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조 의원은 "사진은 영부인이 순방이나 어떤 행사에 가시면 다 찍는 것이다. 장 최고위원도 어디 가면 사진 찍고 있고, 며칠 전 저와 같이 간 행사에서도 본인이 반지하에서 살았던 흙수저 출신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으면서 "(그런데 정작) 본인 보고 '빈곤 포르노 한다'고 그러면 본인은 기분이 좋겠느냐"고 쏘아 붙였다.

더나아가 그는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불쾌감 표명시 유감 표명'이라는 조건부를 내건 것에 대해서도 "(장 최고위원은) 영부인이 (그런 논란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며 "말장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장 최고위원이 띄운 '빈곤 포르노'가 당연히 정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신하면서, 그 예로 "우리 당의 어떤 분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전용기 타고 타지마할 가신 것을 '관광 포르노'라고 그렇게 말한다면 국민들이 너무한다고 그러시지 않겠느냐.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가만히 있겠느냐"고 부연하면서 "장 최고위원은 굉장히 나쁜 언어를 쓴 것"이라고 맹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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