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상황을 비춰봤을 때 여러 상황에 의도된 해석을 덧붙이는 게 당에 도움 되겠느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안철수 의원이 자신과 갈등하는 이유로 20대 총선 결과를 꼽은 데 대해 “2016년에 살고 있나 보다. 그런 것을 평생 즐기라”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시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자신이 20%포인트 이상 이겼던 게 상처가 됐을 것이라고 했는데 갈등 이유를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28일 오후 MBC ‘뉴스외전’에서 이 대표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 “저는 한 번도 이 대표에 대해 공격하거나 그랬던 적이 없다. 서로 관계가 불편하다면 아마 본인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에 대해 불편해할 수는 있겠다”면서도 이 대표가 왜 불편해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선거 때 서로 경쟁한 적이 있는데 첫 인연은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때 상대방으로 서로 경쟁했다. 저는 3번을 달고 이 대표는 1번을 달고 제가 20%포인트 이상 이겼는데 그게 시작”이라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전날 6·1지방선거 수도권 당선인·전국 당협위원장 모임에 안 의원이 참석한 데 대해선 차기 당권 경쟁을 겨냥한 행보로 비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정치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는데, 당시 안 의원이 직접적으로 당권 이야기를 거론하지는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면서 ‘앞으로 의제나 사유를 사전에 밝혀달라’고 통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누가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 발언이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간에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익명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전날 해당 보도내용을 일축한 대통령실 반응을 들어 “대통령실에서 그것과 상반된 입장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저는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제가 먼저 한 경우가 없다. 매번 이런 게 익명 보도로 튀어나오고 대통령실에서 반박하고 제가 입장 밝혀야 되는 상황이 지방선거 이후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연한 상황이 아닐 것이라 본다. 국민들께서도 익명발 인터뷰는 어지간해선 무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역설했다.
이 뿐 아니라 이 대표는 자신의 포항 방문 일정이 그간 자신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김정재 의원을 상대로 무력시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솔직히 말하면 김정재 의원이 저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나가는 거로 아는데 그것과 포항 방문이 무슨 관계가 있나. 김 의원이 포항 영주도 아니고,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갑작스러운 일정이 아니라 김영식 의원실에서 예전부터 원자력 관련 방문 일정을 잡아 달라 했던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그는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한 당 대표 공격이란 것이 어차피 포항시민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행동이라 보고, 그렇다고 제가 포항에 못갈 이유 없다”며 “어제는 일정을 제가 다 했음에도 비공개 일정이었다는 이유로 잠행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제 종일 대표실에서 빡빡한 일정을 수행한 것을 다 알 것이다. 당내 상황을 비춰봤을 때 여러 상황에 의도된 해석을 덧붙이는 게 당에 도움 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행보에 일일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드는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