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도파, 선거 패배에 쓴소리 시작
박용진 "회초리 아닌 야구방망이로 맞아"
"대선연장전 끌며 지역일꾼론 전략, 잘못됐어"
김해영 "李 당선 의미없어...의혹 해소가 먼저"

(왼쪽부터)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중도 성향의 박용진 민주당 의원, 김해영 전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중도 성향의 박용진 민주당 의원, 김해영 전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지방선거 참패에 대해 "(국민들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면서 "(민주당은) 회초리가 아니라 야구방망이로 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보통 선거에서 지고 나면 국민들의 '질책과 회초리'로 표현한다"면서 "이미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들은) 회초리를 내렸었다. '좀 변해라', '좀 달라져라', '민주당은 이래선 안 된다'고 말했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민주당은) 그냥 그 변화와 혁신 없이 계속 갔고 결국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면서 "(그리고 또 대선에서 패배했으면서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면서 국민들의 질책과 평가를 회피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대선 패장인 이재명 고문이 조기 등판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저는 이 고문이 정계에 너무 빨리 복귀하는 건 당에게도 본인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서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효과'를 기대했던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꾸짖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느꼈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안 움직여서 모이지를 않았기에, 이 때문에 겨우 이긴 데들이 많았다"면서 "(이재명 효과는) 얻지 못했다. 낮은 투표율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봐야 될 것 같다"고 한탄했다.

더욱이 박 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자들이 다시 지방선거 전면에서 선거를 지휘해 대선 연장전으로 선거를 끌고 들어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대선 연장전으로 스스로 끌고 들어가 놓고는 선거 구도는 '지역일꾼론'으로 하자고 했으니 (모순으로 인해) 이게 잘 먹히지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심지어 그는 당의 선거 전략에 대해서도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얻은 표와 각 자치단체장들과 구청장들이 얻은 표, 시·구의원들이 얻은 게 제각각이었다"면서 "중앙당과 선거 지휘부가 후보 선택이나 구도 확정과 전략을 짜는 데 있어 실패한 것"이라고 패인 요인을 분석하며 "민주당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의 중도파로 분류되는 김해영 전 의원도 전날 SBS 지방선거 개표방송에서 "국민들이 보기에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위원장의 출마는 상당히 납득하기 어렵고 명분이 부족한 그런 출마였다"면서 "당세가 약한 곳에서 당선돼 선전하는 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기 때문에 거기서 이재명 위원장이 당선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행보는 아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더해 김 전 의원은 "이 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이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여러 형사적인 의혹들이 제기된 상태 아니냐. 그런 의혹들이 해소된 후 당 대표자에 출마하고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게 대한민국과 당에 좋을 것"이라고 쓴소리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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