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철수 구애작전 "安은 나와 '톰과 제리' 관계"
선대위원장직 거듭 제안, 李 "십고초려라도 할 것"
"끝날 때는 해피엔딩...안철수 성공 적극 돕겠다"
이태규는 인수위직 돌연 사퇴, 국힘-국당 파열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당 대표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갈등관계는 아니다"면서 "톰과 제리,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전날밤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하여 안 위원장과 갈등 관계로 알려진 것에 대해 "정정해야겠다"면서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인 '톰과 제리 관계'라고 표현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고양이인 톰과 생쥐인 제리가 서로 공격과 반격을 주고 받으며 티격태격하는 갈등의 사이였지만, 그 속에서도 서로에게 '미운 정 고운 정'이 들며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결론을 맺으며 시청자들에게 웃게 만드는데, 이 대표는 안 위원장과 자신의 관계가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관계 개선의 여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안 위원장에게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띄웠으나, 안 위원장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책상에서 하는 일은 싫다'면서 '안 맡을 것'이라고 답해 마치 핑퐁게임을 연상케 하기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언론을 통해 던져보고 안 하신다고 해서 나중에 또 던져야지 이러고 있는데, (안 위원장에게 선대위원장직을) 다시 부탁드릴 것이다. 십고초려도 하겠다"고 거듭 구애 작전을 펼쳤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톰과 제리'를 언급하며 "거의 끝날 때는 해피엔딩이다"며 "걱정 마시라"고 덧붙이며 안 위원장과의 관계를 해결해 나갈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제안을 안 위원장이 받게 되면, 안 위원장이 이 대표의 밑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고, 더욱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공은 이 대표에게 가고, 패배하면 안 위원장에게 책임이 가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것이기에 이를 파악한 안 위원장이 이 대표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즉, 선거의 정황상으로만 봐도 안 위원장에게는 실만 있고 아무런 득이 없는 상황이기에 안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설 이유가 없고, 출마자들에게 지원 연설 요청이 들어오면 선거운동 차원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 주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판단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이다. 

더욱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어느 정도 공천 받게 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되는 상황이기에 안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이 대표는 안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들에 대해 "그렇게 따지면 아무 일도 못한다"면서 "예를 들어 저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같은 분도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원장 모셨는데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 아랫사람도 아니다. 그런 건 자존심이 세고 자신감 세신 분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부분"이라고 반박하며 안 위원장을 잘 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저는 안 위원장의 성공을 위해서 어떤 제안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지방선거와 함께 지금 대략 최대 8개 정도 지역구에 보궐선거가 예측된다. 혹시 생각 있으시면 당연히 당이 어려운 지역에 나가서 보궐선거에서 뛰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데 큰 공헌을 하고 이번 인수위원회에서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전날 갑작스럽게 "인수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태규 인수위원의 사퇴를 두고 이번 내각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이 배제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도 감지된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더 나아가 국민의힘과의 합당과 공동정부 운영에 대한 파열음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까지 나온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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