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재명, 어떤 기대치 갖고 金 만나면 결과가 기대 못 미칠 것” 견제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후보 측엔 쓴 소리를 쏟아낸 반면 국민의당에 접촉하고 더불어민주당에도 문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민의힘이 최근 그의 행보를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지난 25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것으로 27일 알려졌는데, 비록 최 위원장이 먼저 요청해 이뤄진 회동이었던 데다 양측 모두 정치적 해석엔 선을 긋고 있지만 김 전 위원장이 서강대 교수였던 시절에 최 위원장이 학생이었고 최 위원장도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김 전 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돕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TV’와의 인터뷰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이 후보) 본인이 만나보겠다고 하면 만날 수 있다. 이 후보는 인간적으로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며 “자연인의 입장에서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필요한 이야기는 그냥 해줄 수도 있다”고 조언 가능성을 열어두는 자세를 취했다.

다만 확대해석을 경계한 듯 직접 이 후보를 돕거나 캠프에 참여하는 데 대해선 “그런 짓은 할 수 없다”고 일축했으며 국민의힘 복귀에 대해서도 “나는 한 번 나온 데를 다시 돌아가거나 그러진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는데, 그러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녹취파일에서 자신을 평가한 데 대한 불쾌감은 여전했는지 “‘기대하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는 그런 불쾌감을 주면 나는 더 이상 같이 협력할 수 없다. 제일 기분 나쁘게 생각하는 게 그런 것”이라며 윤 후보 측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자기가 도와달라고 그래서 도와주려고 생각하면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이렇게 무속인들의 활동이 대선에 노골적으로 튀어나온 적은 처음이다. 국민들이 그런 식으로 나라가 운영된다고 하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라고 거침없이 윤 후보 측에 비판적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같은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을 의식했는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후보를 만나 상식적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김 전 위원장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의 상식적이라는 발언은 무서운 발언들이 많다. 진짜 마음에 안 드는 인사한테는 (면전에서) ‘당신은 안 돼’ 이런 이야기도 한다”며 “이 후보는 어떤 기대치를 가지고 김 전 위원장을 만난다면 결과는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다. 이 후보가 만나는 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판단해본 뒤 그런 자리를 만들어야 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심지어 이 대표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친소관계가 있어 그렇지 이 후보 같은 경우에는 김 전 위원장이 더 박하게 대할 수도 있다”며 만의 하나 이 후보 측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게끔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국민의힘 선대위를 떠난 뒤임에도 불구하고 김 전 위원장의 존재감은 이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1일에도 민주당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행보를 보였다가 결국 윤 후보 선대위에 합류했었고, 이달 초 윤 후보의 선대위 해체 결정으로 합류 한 달 만에 결별해 지난 12일에 다시 민주당 박 의원과 회동했고, 박 의원이 “이재명에 우호적 느낌 들더라”고 밝힌 데 이어 13일엔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실제로 이 후보가 좋아하는 분”이라고 김 전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민주당과 손을 잡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밀당’을 통한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인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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