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이재명, 정치생명 끝낼만한 하자 없어” 비호

(좌측부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 / 시사신문DB
(좌측부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지난해 4월 ‘정치 비평이나 기성 미디어를 통한 시사토론, 인터뷰 등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MBC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 사실상 정치 복귀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을 말한다’는 주제로 이 후보에 대한 호평을 이어갔는데, “안동 오지에 화전민 가정에서 살았고 13세부터 시작해서 18세까진 도시 빈민 가정에 속한 노동자였다. 2010년 성남시장 되고 나서 엄청 수사도 많이 받고 기소도 당했고 지난해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지난 십여년간 사실상 생존자에 가까운 그런 경로를 거쳐왔다. 생존자고 발전도상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라만 발전해 가는 게 아니라 개인도 발전해 가는 사람이 있는데 이재명은 한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완성형이 아니다. 발전도상인이라 표현한 것은 이 후보가 여전히 더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이 후보는) 무엇을 위해 (정책) 하는지 설명 안 하고 곧바로 현안이 되는 과제를 들고 나와 자기 나름의 해법으로 밀고 나간다. 이게 과제중심형 또는 귀납적 사고방식인데 이전의 민주당 계열 지도자들과 철학적으로 다른 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를 ‘생존자’라고 한 이유에 대해 “진짜 문제가 심각하게 있으면 못 살아남는다. 이 사람이 이런 저런 작은 오류들은 있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어떤 하자나 이런 것들은 없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으며 ‘발전도상인’이라고 본 이유에 대해서도 “2014년 두 번째 성남시장 될 때 분당구에서 (이 후보가) 과반 득표했다. 저 사람이 어떻게 해서 분당구에서 과반 득표했지 알아보니까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지금 시점에서 이 후보를 보면 5년 전과 모든 면에서 매우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사람은 되게 머리가 좋은 사람이고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목표의식이 뚜렷해서 자기를 계속 바꿔나가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제가 봤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경우에도 또는 안 될 경우에도 정치하는 동안 계속해서 정책이든 행동양식이든 사고방식이든 이런 것이 나아질 가능성 있는 사람 같다”며 “지금 민주당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경우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과제들에 대들어 곧바로 처리해나가는 리더십을 원했기 때문에 이낙연 후보도 미덕 많은 분이었는데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된 게 아닌가”라고 이 후보를 거듭 높이 평가했다.

다만 유 전 이사장은 “저는 이재명 캠프하고 오늘 출연에 관해서 아무 소통이 없었다. 저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캠프에 속한 적도 없었고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현재 이 후보 선대위에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안 있을 거고 이 후보가 대통령 된다고 해서 정부의 어떤 직책을 받을 일도 없고 그가 속한 당에 후보로 출마할 일도 전혀 없는 사람으로서 나왔다”며 “이걸 명확하게 해두지 않으면 제가 이 후보에 대해서 하는 얘기들을 캠프에서 하는 선전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저는 한 시민으로서 이재명 이런 사람 같다는 제 판단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해 선대위 합류 등 확대해석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지난달 유 전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북스’에 이 후보가 출연했던 데다 유 전 이사장이 이번 라디오방송 출연 외에도 조만간 한 방송국의 정치 토크쇼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정치평론을 본격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스로도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이날 인정한 만큼 아무리 “(이 후보) 세일즈 하러 나온 건 아니다”라고 부인하더라도 결국 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 지지활동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의심 어린 시선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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