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천한 집안, 주변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와"
허경영 "사형수 아버지, 나만큼 고생한 사람 없어"
허경영, 이재명 향해 "난 누구 원망 안하고 공부했다"
직업 비하 논란까지...野 "감성팔이, 국민 비하발언 사죄해야"
홍준표 "출생 귀천? 그건 조선시대 이야기...부적절"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불우했던 가정 환경을 언급하며 "제가 출신이 비천하다"고 호소하고 나서자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도 "나만큼 고생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어려웠던 시절을 거론하며 '출신' 전쟁을 벌였다. 아울러 이 후보의 '비천한 출신' 발언은 '직업 비하' 논란으로 이어지며 비판이 일기도 했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지난 4일 군산 신영동 군산공설시장에서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면서 "제 출신의 비천함은 저의 잘못이 아니니 저를 탓하지 말아 달라. 진흙 속에서도 꽃은 핀다. 가진 것 없이 이 자리까지 왔다"며 지지를 호소했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부모님은 화전민 출신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에서 휴지팔이 ▲큰 형님은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로 다리 절단 ▲누님은 요양보호사 ▲셋째 형님은 정신질환 ▲여동생은 야쿠르트 배달 및 미싱사 ▲남동생은 환경미화원"이라고 나열하면서 "제 집안이 이렇다. 그런데 누가 집안이 엉망이라고 흉을 본다.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부정부패하면 죽는다는 생각을 해서 가족들은 성남시청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 제게 전화도 못하게 했다"고 밝혔었다.

이에 허경영 후보는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농민들의 반란으로 인해 사형을 받은 허경영의 아버지"라고 글을 올리며 자신이 유튜브 방송 내용 일부분을 잘라 올렸는데, 그 내용에는 "나만큼 고생한 사람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허 후보는 "초등학교 때 머슴살이,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까지 공장을 한 서른군데 다녔다. 그리고 학교는 야간에만 다녔다. 그 시절엔 공장에서 기술 알려준다는 이유로 월급을 안줬다. 그리고 야간에 학교를 가니 밥을 먹을 수가 없어 열흘 동안 굶은 적도 있다.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영양실조도 오고 얼굴에 마른 버짐도 피고 길거리에서 빈혈로 300번이나 쓰러졌다. 그러나 한번도 누구 원망 안하고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지금도) 여야 대통령 후보들 질문해도 비난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비난한 적 없다"고 강조했고, 더욱이 "우리 아법지가 제일 부자였는데 논을 전부 나눠주는 바람에 사상범으로 몰려 서대문형무소에서 33살의 나이에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내가 태어났다. 아버지 사형 받은 해가 내가 태어난 해다"고 부연했다. 

다만 가정환경에 대한 출신 경쟁이 있던 반면 온라인 댓글에서는 이 후보의 '비천한 출신' 발언에 직업 비하 논란으로 이어졌고,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후보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는데, 특히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세상을 향한 내면의 분노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면서 "본인이 저지른 악행과 의혹에 대해 회피한 채 '집안 탓'을 한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같은당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자기비하가 도를 넘어 국민비하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죄도 아니고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천부인권'은 물론이거니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기본 소양은 국민 누구나 갖추고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수많은 의혹을 철 지난 감성팔이로 극복해 보겠다는 뻔히 보이는 얄팍한 수로 보인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각자의 위치에서 땀 흘리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국민을 비하한 발언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성일종 국민의힘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난하게 큰 사람은 모두 형수에게 쌍욕하고 조폭, 살인자 변호하느냐. 가난하게 크면 모두 이 후보처럼 사는 줄 아느냐. 두 번 다시 이런 궤변하지 말라. 과거를 덮으려 애쓰는 모습이 더 비천해 보인다"면서 "지금 국민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이 후보가 변호사가 되고 성남시장이 되는 등 성공의 결실을 거둔 후에도 행한 천박한 말과 위험한 행실에 법적, 도덕적 책임이 없느냐는 것이다. 진흙 속에서 핀 꽃이 왜 존경을 못 받는지 스스로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심지어 홍준표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를 출생의 비천함으로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출생의 귀천으로 사람이 가려지는 세상이라면 그건 조선시대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홍 의원은 "(이 후보가) 살인범을 변호했다고 비난해서도 안된다"면서 "그가 관연 그동안의 품행, 행적, 태도 등이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올바른 비판이다. 대통령은 지금 그 사람의 처신과 행적, 그리고 나라와 국민을 향한 열정으로 지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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