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배터리. 리튬메탈배터리 등 차세대 투자
배터리 포트폴리오 확장…LFP배터리 생산 추가
업계, 구색맞추기?…삼원계 배터리 주력 이어갈 듯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시사신문 / 강기성 기자] 전기차 배터리부문 올해 3조원에 달하는 연간 최대 매출액을 바라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업계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에 더해 해외 스타트업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 협약을 발표하고 최근 추가로 LFP배터리 생산을 검토하는 등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이중 LFP배터리는 테슬라와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확산하는 추세이지만,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 입장에선 이번 LFP배터리 생산 계획이 일발 이슈로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하는 시각도 많다.

■ 차세대 배터리 등장에…SK이노, 확장하는 포트폴리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 3분기 배터리 사업의 매출액은 분기최고인 8168억원으로 전년동기 매출액(4860억원)대비 약 68%증가했다. 배터리 매출은 3분기 누적 약 2조를 달성했고, 연간 매출액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배터리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내년엔 영업이익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포드와의 합작 물량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주잔액은 1.6TWh로 220조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합종연횡 중인 배터리업계에서 나름의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완성차업체인 도요타가 지난 9월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공개하면서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이슈로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한화 353억2500만원)을 투자하고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생산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며 에너지밀도를 33%높일 계획이다. 또 SK그룹의 SK㈜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 중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도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SK㈜외에도 현대차, GM, 중국 상하이차도 공동투자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니켈·코발트·망간 등 비율을 조절해 가격경쟁력과 에너지밀도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NCM9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니켈 비중을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낮추면 가격경쟁력과 주행거리 모두 확보가능하다. 삼원계 배터리 기술을 발전하고 있는 단계에서 향후 다른 종류의 배터리의 장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은 주력인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중에서도 탑재한 차량의 화재발생 이력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 SK이노 “LFP배터리 생산한다”…실효성 의문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발표한 LFP배터리 개발 소식이 구색맞추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테슬라가 스탠다드 모델에 LFP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한 발표와 벤츠 등 완성차업계에서 동일한 계획이 나오면서 관련 기술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삼원계(NCM) 배터리를 선도해 온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LFP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급속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LFP배터리 생산과 관련해 국내 배터리 업계 내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LFP배터리의 90%이상은 중국 업체에서 생산되는데, 국내업체의 경우 기술적으로 후발주자이고, 당장 시장공략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삼원계 배터리가 시장의 주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나소닉도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파나소닉은 최근 4680배터리 셀 시제품 공개행사에서 “더 저렴한 전기차 생산을 위해 값싼 LFP배터리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FP배터리는 국내 업계가 진출을 포기하다시피 한 중국 시장을 중심의 저가차량에 채용되는 배터리고 국내업체가 이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수요처를 찾는데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결정적으로 국내에는 LFP 밸류체인이 없고, 기술경쟁력이나 원가경쟁력 부족한 상태라 따라간다고 해도 수익성이 맞지 않아 포기하거나 일부 생산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