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이낙연·정세균 만나 공감대…이재명 지지자들 막말과 황교익 발언엔 ‘엄중 경고’

(좌측 상단)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좌측 하단) 정세균 전 국무총리,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 (우측)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시사신문DB
(좌측 상단)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좌측 하단) 정세균 전 국무총리,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 (우측)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들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는 밀착하는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송 대표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한 목소리로 경선 연기를 요구하거나 대선후보 검증단 설치를 요구할 때에도 이를 일축하며 사실상 이 지사 측 손을 들어준 데 이어 급기야 지난달 말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정리한 대선 핵심 공약에 ‘생활기본소득 보장’이란 문구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띄워주려는 게 아니냐며 이른바 송 대표가 이 지사를 밀어준다는 ‘이심송심’ 의혹까지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친문 핵심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사안과 관련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송 대표는 당장 선수 락커룸에서 나와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친문 측에서 쏟아지는 압박에 부담을 느꼈는지 그간 주변을 개의치 않은 채 이 지사에 힘을 실어줬던 그도 당 대표 취임 100일을 앞둔 이달 초부터는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먼저 지난 9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직접 이 전 대표를 만나 만찬 회동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비록 이심송심 관련 주제가 오가진 않았지만 송 대표는 “우리 모두 원팀이 돼서 내년 대선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이날 식사 후 “송 대표 설명을 듣고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경선 관리를 지도부가 잘해주고 후보들도 서로 상처주지 않도록 자제하면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지혜를 모으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음을 보여줬는데, 이심송심 논란과 한층 분명히 선을 그으려는 듯 다음 날 국회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선 “당 대표가 될 때 특정 후보 진영의 조직적인 동원을 받지 않고 외롭게 뛰어서 당선됐다. 정치적 부채가 없는 상태”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대선 레이스 중인 이 지사에게 경기도지사를 겸직하지 말고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내놨다가 이 지사 측 지지자들로부터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장애 비하’ 문자폭탄을 받았던 사건과 관련해선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말’이라고 지칭하며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다만 “각 진영에서 열성 지지자들이 인터넷 댓글로 금도에서 벗어난 발언을 하는 것을 자제시켜야 한다. 정치인들은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에게 그러는 것에 단호히 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송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엔 정 전 총리에게도 만찬 회동을 1시간30여분 간 함께 했는데, 식사 전부터 “정 전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영입돼서 노무현·문재인 정권에서 정통성을 지켜오신 민주당의 뿌리”라고 정 전 총리를 치켜세웠던 그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 대한 경선, 민주당이 원팀이 돼 대선 승리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고 밝힌 데 이어 “정 후보가 총리로 계실 때 ‘2·4 부동산 공급대책’ 준비된 것에 대한 경험도 나눴고 경제 분야에 대한 여러 가지 실현 가능한 대선 공약 등에 공감을 많이 했다”며 심지어 정책적 공감대까지 형성했음을 밝혔다.

특히 송 대표는 정 전 총리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이재명·안희정 후보 시절에 안 후보가 포괄했던 그 중도층에 그런 것을 어떻게 우리 당이 확장해 갈 것인가, 그걸 감당할 수 있는 후보로 한 분이 정세균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그런 여러 역할의 필요성에 대한 말도 했다”고 밝히면서 중도확장 면에 있어 그를 띄우기도 했는데, 그래선지 정 전 총리도 회동 직후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실하게 다시 확인했다. 함께 잘 손잡고 노력하겠다”고 호응했다.

이처럼 원팀정신을 강조하며 자신에 대한 이심송심 의혹도 벗으려는지 급기야 이 지사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글을 올리자 송 대표는 황씨 발언에 대해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 아닌가. 상식에 맞게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입장을 내놔 그렇지 않아도 황씨를 내정했다가 곤혹스러워진 이 지사 측을 한층 더 곤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황씨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금도는 송 대표님 당의 정치인이 먼저 넘었다”고 송 대표에 맞받아친 데 이어 19일 YTN라디오에 출연해선 “한국은 그냥 누구 지지한다고 발언만 해도 그 사람의 생존과 인격을 짓밟는 아주 미개한 사회”라고 한층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송 대표가 직접 정리에 나서서 황씨 임명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있는 이 지사를 압박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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