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해명에도 곳곳에서 검증 공세…국민면접선 ‘순위권 밖’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비록 대선주자 지지율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자신과 관련된 여러 의혹이나 말바꾸기 논란 등에 대해선 여전히 당내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면접에서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등 사생활 논란이 많다’는 지적을 받자 “형수 욕설 문제는 여러 사정이 있지만 제 인격이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의혹에 대해선 “제가 얼마나 더 증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정도로 그만했으면 한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의문이 완전히 풀리지 못한 것인지 이날 국민면접에서 200명으로 구성된 국민면접관의 블라인드 면접과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 정수경 국제법률경영대학원 조교수, 천관율 얼룩소 에디터가 진행한 1대3 구도의 집중면접을 합산 발표한 결과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광재 의원이 1~3위에 올랐고 이 지사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미 앞서 지난 3일 KBS주관 토론에서도 이 지사는 같은 당 경쟁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가 “기본소득 100만원 얘기했다가 재원 대책 없고 하니까 50만원으로 줄였다가 전날은 1번 공약이 아니라고 했는데 수시로 말이 바뀌는 것 같다”고 기본소득 공약을 고리로 압박하고 박용진 의원 역시 “말 바꾸고 신뢰 얻지 못하면 표리부동한 정치인, 불안한 정치인이라고 비판 받는다”고 맹공을 퍼붓자 “제가 아직 공약을 발표한 게 없기에 1번 공약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변하면서 버텼지만 끝내 여당 내부의 검증 공세엔 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당장 국민면접에서 1위를 한 이 전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는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이 지사를 겨냥 “당에 많은 의원이 걱정하고 있다. 차츰 진면목이 뭐였는가 하는 게 드러날 것”이라며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도 꼬집어 “발언도 문제였지만 본인의 공개적인 해명이 거짓이었다는 걸 더 중시했다”고 견제구를 던졌고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지사를 꼬집어 “윤석열 전 총장 장모의 1심 결과를 이렇게 엄격히 얘기하는 민주당은 나중에 후보 본인이 전과가 있는 경우 얼마나 엄격하게 대응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는 이 지사가 과거 음주운전, 검사 사칭 등으로 처벌 받아 전과 4범인 점을 파고든 공세로 풀이되고 있는데, 이 뿐 아니라 성남시장 시절 성남FC를 후원한 기업에 인허가를 내준 부분과 관련해서도 경찰이 이 지사에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 지사로선 사면초가 상황으로 몰렸다.
다만 이 지사는 지난 3일 이와 관련해 “강제조사가 아닌 소환조사에 응할 의무는 없으므로 소환조사를 사양하고 서면조사는 응하겠다고 알렸는데 갑자기 소환통보 사실과 함께 광고매출을 후원뇌물로 혐의 내용까지 조작해 보도했다. 저는 부정비리범으로 의심받아 정치적 타격을 입고 있다”며 “소환통보 및 피의사실은 경찰이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인데 시대착오적인 일부 경찰의 피의사실공표, 직권남용, 정치개입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맞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이 같은 의혹 공세 뿐 아니라 반이재명 연대까지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건데, 친노 인사로 꼽히는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5일 정 전 총리로 후보 단일화했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친노 단일화’에 시동을 걸었는데, 이 지사에 날선 공격을 하며 제동을 걸어온 후보들이었던 만큼 반이재명 연대가 본격화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의식한 듯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키겠다고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누가 되면 차라리 야당을 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고 성공시킬 수 없단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누가 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을 만드는 게 당 대표로서 제 역할”이라고 사실상 반이재명 기류가 형성되는 데에 경고장을 던졌다.
그러자 정 전 총리는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악용되는 대깨문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친노가 안 찍어서 과거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고, 나아가 막 경선이 시작된 판에 아예 특정 후보가 다 확정된 것처럼 사실상 지원하는 편파적 발언을 했다니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당 통합을 위해서란 명분으로 당 통합을 해쳐서야 되겠나. 이유 불문하고 사과하라”고 송 대표에 맞불을 놨다.
이렇듯 친노 인사인 정 전 총리를 시작으로 반이재명 공세가 가시화되어가자 이 지사도 그저 좌시하진 않았는데, 같은 날 이재명 캠프의 박성준 대변인이 노무현 정부 시절 초대 법무부장관을 맡았던 강금실 전 장관을 후원회장에 위촉했다고 발표하면서 대대적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어 자신을 겨냥한 당 안팎의 집중견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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