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권교체가 더 우선”…조기 입당, 확장성 한계 생길 가능성 의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우). 사진 / 시사신문D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정치판에 본격 등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작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아직 저울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KBS 뉴스9에 나와 “국민의힘은 굉장히 중요한 정치세력임에 틀림없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공언해 국민의힘 입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미 그의 정치 참여 선언 기자회견에도 24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었고 출마 선언에서 “함께 힘을 모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며 국민의힘과 함께 할 뜻을 내비친 데다 30일 처음 만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도 “가까운 시일 내에 뵙겠다”고 밝혔던 점에 비추어 국민의힘 입당 외엔 별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말까지 경선버스에 탑승해야 한다’고 못 박은 이 대표의 압박에도 여전히 입당을 서두르지는 않은 채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SBS 8 뉴스에선 “정권교체가 더 우선이고 정권교체를 하는 데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면 입당도 할 수 있는 문제”라며 “공정과 법치, 상식을 위반하는 행태들에 분노하고 외면하는 분들도 다 만나보고 정권교체 전략 문제는 그러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입장을 내놨었는데, 윤 전 총장의 ‘입’을 자처하는 장예찬 시사평론가도 앞서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국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국민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행보부터 이어가겠다는 심산인데, 입당 시기를 앞당기지 않고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외연 확장이 대선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칫 빠른 입당으로 외연 확장은 하지 못한 채 기존의 보수 유권자만 끌어안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선지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기자회견 내내 우리 당과 국민의힘 가치 철학을 공유하는 얘기를 (윤 전 총장이) 한 것은 결국 본인의 선택지가 제3지대가 아니고 국민의힘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며 “경선 일정이 8월 말부터 시작하는데 외연을 확대하고 좀 더 자유스러운 입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 아닌가. 가급적 경선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들어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단 윤 전 총장이 30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행사 참석 당시 국민의힘 입당을 묻는 질문엔 비록 답하지 않았지만 이 대표와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장차 성사될 경우 유력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중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을지 놓고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대표도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명분 삼아 자신이 아니라 권영세 의원이 공식 채널이라고 발언하는 등 벌써부터 윤 전 총장과 신경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다만 이 대표도 수위조절은 하겠다는 듯 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저희와 함께 할 거라 보고 조급하지 않게 할 것”이라며 “하지만 전체 전략상 늦어지는 것도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라 그 부분은 저희 당에서 너무 당기지도 너무 밀지도 않는 밀당을 강하지 않게 하는 형태로 지켜보겠다”고 밝혀 윤 전 총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