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대표 사과했던 ‘조국’ 언급도 전무…文 “지지자와 함께 하는 게 중요” 강조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4·7재보선 이후 ‘초선 5인방’의 자성을 필두로 여론의 관심을 모았던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3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가졌는데, 송영길 대표까지 조국 사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한 다음 날인 만큼 문 대통령을 향한 초선 의원들의 고언(苦言)도 나올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과 달리 재정확대 등 정책 제언만 내놓는 수준에 그쳤다.
민주당 초선의원 81명이 소속된 ‘더민초’의 건의로 성사된 이날 간담회에는 68명의 초선의원들이 참석했는데, 문 대통령은 21대 총선 이후 처음 만났기 때문인지 “초선의원들과 대화의 장을 만들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초청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고 오늘에야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영빈관이 전통을 살리는 문양과 디자인으로 내부 리모델링한 후 첫 손님”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영빈관 리모델링 온 후 첫 손님이라고 하니까 손뼉 치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는데, 한 발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나도 초선 출신이라는 면에서 동지의식을 느낀다. 민주당은 민주주의·인권·평등·복지·남북협력·환경·생태·생명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고 혁신의 DNA를 가진 역동적, 미래지향적 정당이란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해 당초 4·7재보선 참패 이후(지난 4월28일) 초선들의 건의로 성사된 자리임에도 그와 상당히 동떨어진 인식만 내비쳤다.
심지어 문 대통령은 “좋은 가치를 갖고 있는 진보가 이를 구현하는 정책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진다. 그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사실상 자당 지지층을 우선 염두에 두라는 주문임에도 불구하고 초선들은 지난 재보선 참패 원인은 물론 송 대표가 사과한 조국, 박원순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초선의원을 대표한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조차 자신들의 간담회 요청에 문 대통령이 망설임 없이 수락해준 데 대한 감사나 표했다.
또 1시간33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였지만 참석한 초선의원 중 고 의원 외엔 단 10명에게만 각 2분씩 자유발언이 주어졌으며 오히려 이 발언시간보다 69명의 초선의원들이 문 대통령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이 더 길게 할애됐는데, 자유발언 이후 이어진 마무리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아예 “역대 정부가 하지 못한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이 아직 완결된 것은 아니나 방향을 잡았다. 궁극적으로 완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역설해 4·7재보선 이후 여당 대표가 경청한 민심과는 달리 청와대는 여전히 강성 지지층의 요구처럼 ‘개혁’에만 방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초선의원들은 별 다른 쓴 소리조차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얘기는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원들이 오늘 그걸 대통령에게 물을 이유를 못 느꼈다”고 답했으며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듣기 불편한 질문은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야당에선 이날 초선의원들의 청와대 간담회와 관련해 혹평을 쏟아냈는데,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께 과감히 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68명의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교언영색하기 급급했다. 그나마 쓴 소리 했던 송 대표 한 명의 목소리보다 작을 지경”이라며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기보다 ‘도보 다리의 영광을 재현해 달라’는 뜬금없는 문비어천가가 더 크게 들렸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