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날 향한 과도한 표적수사...정당한 수사지휘였다"
이정섭 "내부망에 증거 다 남아...수사지휘 탈 쓴 수사무마였다"
수사팀 "우리가 정신병자인가...윤석열이라도 똑같이 수사할 것"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수사 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2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자진사퇴의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날 수원지방검찰청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가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자, 이 지검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며 "안양지청의 수사와 관련하여 반부패강력부에서는 어떠한 외압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지검장은 지난 2019년 6월에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거진상조사단의 이규원 검사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수사 대상이 됐다.
이날 이 지검장은 "수사 과정에서 당시 대검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결국 기소에 이르게 됐다"며 앞으로 재판을 통해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지검장은 자신을 향한 자진 사퇴와 직무 배제 목소리에는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상 사퇴의 뜻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10일에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이 지검장이 '표적수사'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이정섭 수원지검 부장검사가 '공정성'을 호소하며 심의위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섭 부장검사는 심의위원들을 향해 "조직체계 최상위 선배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우리(검찰)가 정신병자도 아니고, 검찰 2인자인 이 지검장에 대해 불이익을 감수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은 가혹한 수사를 받았고 옹호할 생각도 없다"며 "대검찰청에서 내가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믿고 배당한 것으로 알기에 위법한 법 집행에 관대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이 지검장의 수사 외압 행위에 대해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메신저로 오간 각종 쪽지와 각종 보고서가 남아있다"며 "수사지휘의 탈을 쓴 수사무마"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지검장은 "수사외압이 아닌 정당한 수사지휘였다"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을 향한 '표적 수사이자 과도한 수사'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정섭 부장검사는 심의위원을 향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똑같이 수사할 것"이라면서 "수사대상자의 지위에 따라 수사결과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수사의 공정성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