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떠난 김종인 "당은 '아사리판'...주호영은 '작당'" 비난 발언...왜했나?
주호영 "우리가 잘 해서 다시 모시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김웅 "김종인, 쫓겨났다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사신문DB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박수 받고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과정에 대해 "좀 미묘한 게 있다"며 "쫓겨났다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적인 느낌"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더 좋은 세상으로' 마포포럼 강연에 참석해 "(김종인 전 위원장의 퇴임식에서) 다시 모시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박수쳐 버리고 갔다"면서 "썩 좋은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수고하셨다"며 "우리가 잘 해서 다시 모시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당 상임고문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난 그런 자리 맡을 생각도 관심도 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주 대행의 발언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었는데 한편에서는 '앞으로 잘해서 비대위 체제를 다시 꾸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였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다시 모실 일이 없으니 물러나 달라'는 의미로 받아 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웅 의원은 "당이 (지난해 총선 이후) 빈사 상태였고,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응급실 같은 분"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링거를 맞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응급실에 살 수는 없다"면서 "그래도 응급실 의사에게 고맙다는 말은 했어야 하지 않았는가"라고 주 대행을 저격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그의 발언을 두고, 초선인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기에 가장 유력한 당대표 경쟁 상대인 주 대행과 당권을 두고 맞붙는 상황으로 견제 차원의 공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연에서 김 의원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서민 단국대 교수, 김경률 회계사 등을 거론하며 "이런 인플루언서들이 정치인 100명 몫을 하고 있다"면서 "당 대표가 되면 100억원 자금부터 구해, 기금을 만들어 그 친구들을 잡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일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 원내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라며 "나한테 차마 그말을 못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했다"고 비판을 가하고 나서서 당 내부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에 주 대행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다"며 "저는 경선과정에서 특정인을 돕거나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는 김웅 의원의 말로 인해 김 전 위원장이 '모욕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떠난 이후에 그간 당을 향해 '아사리판', '흙탕물'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이유와 연결짓는 분위기가 감돌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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