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스푸트니크V, 국내 위탁 생산 가능...진영대결 때문에 터부시"
정세균 "실현 가능성 없다...현재 시점 부적절...국민 선호도 문제"
이재명 손 들어주는 문재인 "러시아 백신 도입 검토하라"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시사신문DB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양한 백신의 공개 검증을 청와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의 백신 도입을 검토하라고 22일 지시했다.

22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존 백신 외에 안정성이 확보된 백신 도입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정부는 이날 스푸트니크V 백신의 사용 실태 및 부작용에 대해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기자단 설명회를 가지며 "신규 백신 허가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허가청(식품의약품안전처)이 다수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자료 수집 등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현재 외국의 검증 및 허가 동향을 정밀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백신 수급을 위해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백신에 대해 공개 검증해 줄 것을 청와대에 요청했는데, 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 관계부서 대책회의에서 "스푸트니크V에 대해 국내 위탁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안정성을 검증하면 가격도 싸고 구하기도 쉽고 하나의 대안이 될수 있는데 진영대결 때문에 터부시돼 있다"고 비판했었다.

그는 지난 15일에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경기도 독자백신'을 거론하면서 "백신 확보와 관련 새롭게 다른 나라가 개발 접종하는 백신을 우리 경기도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실무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해 여야를 비롯해 정부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주장'이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었다.

손 반장도 '일종의 해프닝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부인했으며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미 작년에 다 계약을 한 물량"이라며 "실현 가능성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정 전 총리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이 지사와 후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더욱 날을 세우는 분위기였는데, 그는 전날 밤 MBN 종합뉴스에 출연하여 "(이재명 지사의 러시아 백신 제안은) 정부로서는 잘 검토야 하겠지만은 현재 시점에서는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고 거듭해 부정 평가를 내렸다.

정 전 총리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계신데, 국민께서 그 둘 중에서도 선호가 좀 있다. 러시아 백신의 경우에는 더 심할 수도 있다"면서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에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며,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동일한 플랫폼으로 제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효능은 97.6%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이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속출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신규 사례가 199건(22일 0시 기준)이라고 밝혔으며, 백신 접종 시작 이후 현재까지 총 1만2732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누계됐다. 

그러나 이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의심 신고 건은 총 1만1476건으로 전체 중 90.1%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정부는 "백신과 사망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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