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 ‘친한’ 김종혁, 윤 대통령 향해 작심 충언 나서
“법적으로 문제 없단 얘기는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
“윤 대통령, 여당에서 하는 목소리와 조언들 받아 들여야 해”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이 지난 9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이 지난 9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쯤으로 계획했던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 일정을 앞당겨 오는 7일에 집권 하반기 국정 운영 방향 설명과 함께 그간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등 각종 논란을 비롯해 ‘명태균 녹취록’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친한계(친한동훈)로 분류되는 기자 출신의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담길 내용에 대해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자화자찬 적인 메시지를 하시면 안 된다”고 충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며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명태균 녹취록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은 고도의 정무적인 직업”이라면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지 않나 식의 얘기는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 정치적 책무를 도외시한 채 그것을 그냥 법률적 공소시효의 문제로 치환을 시킨다면 국민들이 굉장히 실망할 것 같다”고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와 관련해 “국민이 평가를 해주는 거지 대통령이 본인이 미리 앞세워서 얘기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실의 자화자찬식 담화문 준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코미디언 직업에 비유해 “코미디언은 청중이 웃어줘야지 자기가 웃으면 안 되지 않는가, 마찬가지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김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 기간인 4월 1일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담화가 있었는데, 그때 당에서는 대통령이 좀 더 전향적이고 긍정적 답변이나 담화가 나오기를 바랐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되풀이한 것으로 끝났다”고 지적하면서 “당시 (여권 내) 많은 사람들이 그 담화를 보면서 ‘끝났구나’하고 한숨을 내쉬었던 기억이 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오는 7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내가 이런 좋은 의도로 정책을 이렇게 시도하려고 했다’는 설명에 그친다면 더 후폭풍이 커질 것 같아 사실 걱정은 많이 된다”고 불편한 심경을 밝히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동기의 순박함이 결과의 참혹함을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에 실망한다고 그래서 집권 여당 자체가 무너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차단하면서 “저희 여당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끊임없이 변화와 쇄신을 얘기하고 있고 그다음에 ‘금투세 폐지’라든가 ‘여야의정 협의체’ 문제 같은 데에서는 소정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상황을 짚으며 대통령실을 향해 “(국민 눈높이를 반영한) 집권 여당에서 하는 목소리와 어떤 조언들을 좀 잘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어쨌든 대통령실이 국정을 운영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앞서 명태균 녹취록 사태에 대해 침묵해 왔던 한동훈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지 닷새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나섰는데, 한 대표는 “제가 이끄는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 브로커에 끌려다닐 생각이 없고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즉각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까지 다섯 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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