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던 양문석 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를 향해 “의원들 사이에서 여론은 상당히 안 좋은 게 사실”이라면서 선당후사의 모습을 요구하며 자진해서 사퇴해 줄 것을 에둘러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양문석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이미 공천이 시작되는 초기에 공관위에서 여러 가지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문제”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 특히 공천 심사 외부위원들도 거의 최하점을 주고, 경선 자격을 주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분들이 많이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것은 저도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조롱과 비하적 표현이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당 안팎에서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공관위에서 논란 끝에 그냥 통과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혁백 공관위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그는 “(이재명) 당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는 일단 결과가 났으니 ‘승복하자’는 입장인 것 같고, 정세균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이기 때문에 상당히 반발하고 계신 것 같다”며 “다만 최고위원 다수가 문제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현재는 그 결론을 뒤집기 쉽지 않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홍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들 내부에서도 여러 갑론을박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을 빨리 종식하고, 여러 가지 선당후사의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사실상 사퇴 압박을 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앞서 양 후보는 지난 2008년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칼럼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당내 급부상했다.

다만 양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사과에 나선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날 양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